에드거 브론프먼 세계유대인총회(WJC) 전 회장
27년간 세계유대인총회 회장 지내
권익 높였지만 ‘반유대’ 역풍도 불러
권익 높였지만 ‘반유대’ 역풍도 불러
‘유대인의 대부’ 에드거 브론프먼(사진) 세계유대인총회(WJC) 전 회장이 21일 세상을 떴다. 향년 84.
<뉴욕 타임스>는 22일(현지시각) 전세계 유대인의 권리를 위해 싸워온 브론프먼 전 회장이 전날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자연사했다고 보도했다.
주류회사 시그램의 경영자이기도 했던 브론프먼 회장은 자신의 재력과 영향력을 유대인 권익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1981~2007년 세계유대인총회 회장을 지내면서 미 의회와 세계 각국에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 세계유대인총회는 브론프먼 재임 시절 미 의회를 압박해 옛 소련이 유대인의 이민 제한을 풀도록 했다. 스위스 은행이 제2차 세계대전 전에 예금을 맡겼던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에게 10억달러를 배상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여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오스트리아 전 대통령 쿠르트 발트하임의 나치 부역 전력이 들통난 데도 브론프먼의 공이 컸다. 후임 세계유대인총회 회장인 로널드 로더는 “전세계 많은 유대인이 에드거의 결정 덕에 더 나은 오늘을 살 수 있게 됐다. 그의 이름은 역사책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브론프먼의 저돌적인 유대인 권익보호 전략들은 ‘반유대주의 역풍’을 낳기도 했다”고 전했다.
브론프먼은 1929년 동유럽계 이민자인 시그램 창업자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캐나다에 있던 시그램 본사 영업이익의 상당수가 미국으로부터 나오게 되자 53년 뉴욕지사를 설립해 직접 운영했고 곧이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시그램을 물려받은 뒤엔 음료, 석유, 영화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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