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캐나다 한파로 16명 숨져
남미는 100년만의 찜통더위
남미는 100년만의 찜통더위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이 남극에서와 같은 한파로 얼어붙은 반면, 남미에선 100년 만의 불볕더위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중서부와 캐나다 대부분 지역은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남쪽으로 내려와 영하 30℃, 체감기온 영하 50℃ 수준의 기록적인 한파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극소용돌이는 극지방 성층권에서 형성되는 강한 저기압성 편서풍이다. 대류권의 상부와 성층권 하부의 강한 공기 흐름인 제트기류가 강하면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고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남하한다. 지구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화된 것이 이번 한파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북부를 제외한 캐나다 전역과 미국 중서부 일대가 한파의 영향권에 들었다. <폭스뉴스>를 보면, 미국 미네소타주 인터내셔널폴스에서는 5일 밤 기온이 영하 55℃까지 내려갔다가 6일 영하 25~35℃로 올라갔다. 시카고는 기온이 영하 27.8℃까지 내려갔으나, 체감기온은 영하 51℃였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한파를 “위험한 추위”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북미 지역에서 지금까지 16명이 숨졌다.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등 일부 지역에서는 1997년 이래 처음으로 휴교령이 내려졌다. 6일까지 미국에서만 4500대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폭설로 눈에 덮인 철도와 고속도로가 강추위로 얼어붙었다. 한파는 7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국립기상청이 예보했다.
반면 남미 지역은 100년 만의 찜통더위로 신음하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칠레에서 무더위와 가뭄 탓에 산불이 잇따라 산티아고 인근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7일 전했다. 칠레에는 11월 중순부터 비가 내리지 않았고, 32℃ 이상의 고온이 계속돼 산불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북부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는 6일 1906년 이래 가장 더운 50℃를 기록했다. 전력 수요 급증으로 3주째 정전사태가 계속돼, 열사병과 탈수 증세로 10여명이 숨졌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4~5일 낮 최고기온이 40.4℃까지 올라갔고, 체감온도는 50℃였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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