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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캐러비안 석유동맹 ‘페트로카리브’ 출범

등록 2005-09-06 18:53수정 2005-09-06 18:53

베네수엘라 등 13개국 협정…중남미 에너지 연대 “미국에 맞선 차베스식 ‘석유외교’ 결과” 평가도
 세계 5위의 석유 수출국 베네수엘라와 카리브해 국가들의 석유동맹인 ‘페트로카리브’가 닻을 올렸다.

베네수엘라와 페트로카리브 소속 13개국 지도자들은 6일 자메이카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배럴당 40달러에 석유를 공급하고, 각 국의 항구 건설 지원과 장기 저리 차관 제공 등 원활한 석유 공급에 필요한 조처 등을 포함한 협정을 체결했다. 페트로카리브의 출범은 각국의 에너지 확보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지역 에너지 동맹의 출현을 뜻한다.

이번 카리브 역내 정상 회동은 지난 6월 말 베네수엘라가 자국 석유를 카리브해 국가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판매한다는 페트로카리브 동맹을 제안해 쿠바·자메이카·도미니카 등 13개국의 합의를 받아냄에 따라 이뤄졌다.

차베스 대통령은 페트로카리브 합의 이후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자메이카와 배럴당 40달러에 하루 2만2천배럴의 석유를 공급하고, 대금은 상품이나 용역 또는 저리의 차관으로 갚기로 합의했다. 그는 또 지난주에는 페트로카리브 석유동맹 가동과 관련해 석유를 공급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카리브 역내 국가들의 유조선 입항 및 연료저장 시설 건설을 위해 약 2천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베네수엘라는 자메이카와 비슷한 조건으로 카리브해 국가들과 석유 공급 협정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의 값싼 석유 판매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페트로카리브에 가입하지 않은 산유국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바베이도스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베네수엘라와 협상을 계속하면서 회원국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나나와 사탕수수 등 전통 농업이 쇠퇴한데다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카리브해의 가난한 국가들은 경제적 타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페트로카리브와 관련해 “경쟁보다는 경제적 보완과 협력과 연대에 기반을 둔” 남미 해방의 아버지 볼리바르적 대안이라고 강조해왔다.


페트로카리브는 고유가를 등에 업고 석유를 무기로 카리브해권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도 동시에 자연스럽게 동맹세력을 얻기 위한 차베스식 ‘석유 외교’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차베스는 역내 ‘에너지 동맹’을 통해 외교적 우군을 얻고 나아가 미국 중심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대신 남미권 중심의 경제 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내 일부에서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석유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동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0년 산호세협정으로 베네수엘라와 멕시코가 중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에 석유를 싼 값에 공급한 적이 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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