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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실종 여객기 수색 엉뚱한 곳만 뒤졌나

등록 2014-03-12 16:38수정 2014-03-13 08:56

말레이항공 여객기 실종 닷새째

“믈라카 해협 북단서 레이더에 포착”
군, 부인하다 “추적 못했다” 인정
혼란 부추긴 당국에 질타 쏟아져
수색 참여 베트남·중국 불만 가득
‘부기장 평소 부적절한 행동’ 주장도
말레이시아항공 실종 여객기일 가능성이 있는 미확인 비행체가 여객기 정상 항로의 반대 방향으로 수백㎞ 이동한 지점인 믈라카해협 북단에서 군 레이더에 포착됐다고 말레이시아 공군이 12일 밝혔다. 이는 초기 수색이 아주 엉뚱한 해역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말레이시아 조사 당국의 총체적인 ‘대응 실패’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잇따라 틀리거나 부정확한 단서를 제공하고, 이를 번복하면서 다국적 수색팀의 잔해 찾기에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2일 로잘리 다웃 말레이시아 공군사령관이 기자회견에서 실종 여객기가 정상 경로에서 사라진 뒤 한시간 만인 새벽 2시15분께 말레이시아반도 서쪽에 있는 피낭섬으로부터 320㎞가량 떨어져 있는 믈라카해협 북단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군 레이더에 잡혔다고 밝혔다. 또 미확인 비행체가 실종기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다른 나라 군과 민간 당국과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이 비행체가 실종 여객기가 맞다면 말레이시아반도 동쪽의 남중국해를 비행하다가 회항한 뒤 말레이반도를 가로질러 서쪽의 믈라카해협 북단까지 한시간 가까이 비행했다는 얘기가 된다. 말레이시아 군 당국은 실시간으로 비행체를 추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군 고위 책임자는 “우리가 기록을 추적했을 때 이 비행체는 회항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입증됐다”고 털어놨다.

말레이시아 군 당국은 영공을 넘어온 미확인 비행체를 실시간 추적하지 못했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이런 발표를 하기에 앞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11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다웃 공군사령관의 말을 따서 여객기가 실종 1시간10분여 만인 8일 새벽 2시40분께 믈라카해협 북쪽 끝에서 군 레이더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세계 외신들이 이를 토대로 “실종기가 기수를 틀어 말레이반도를 가로질러 믈라카해협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하자, 다웃 사령관은 보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결국 이를 번복하고 실종 여객기일 수 있는 미확인 비행체가 군이 실시간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영공을 가로질러 비행한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실종기가 마지막으로 레이더에 포착된 지점은 ‘미스터리’를 풀 핵심 열쇠다. 다국적 수색팀은 8일 새벽 1시22분 실종기가 민간 레이더에 마지막으로 잡힌 베트남 인근 해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이 지역에 떠 있던 기름띠와 잔해로 추정되는 물질이 유력한 단서로 기대를 모았으나 모두 실종기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만일 실종기가 믈라카해협에서 포착됐다면, 다국적 수색팀이 며칠 동안 ‘엉뚱한 곳’을 뒤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색에 참여한 베트남은 큰 불만을 표출했다. 팜꾸이띠에우 베트남 교통부 차관은 <로이터> 통신에 “말레이시아에 실종기가 항로를 변경했는지 추가 정보를 요구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실종자를 낸 중국에서도 분노가 폭발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여객기 납치와 승무원들의 사보타주, 승객과 승무원들의 심리적인 문제까지 온갖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승객이나 승무원이 가족에게 생명보험금을 남기려는 목적 등으로 비행기를 추락시켰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다만 말레이시아와 인터폴은 도난 여권을 소지했던 이란인 승객 두명의 테러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테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고기의 부기장 파릭 압둘 하밋이 평소 조종석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스트레일리아 여성 존티 루스는 11일 현지 <채널9>에 출연해, 2011년 12월 하밋이 모는 말레이시아 항공기 조종석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하밋은 담배를 피우면서 앞을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며, 당시 조종석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실종 여객기의 송수신기가 꺼져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조종사가 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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