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척뿐인 잠수함·공군기지 접수
동부 도네츠크서도 ‘러 편입’ 시위
동부 도네츠크서도 ‘러 편입’ 시위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가 이곳에 주둔해온 우크라이나군 축출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에 남아있던 유일한 우크라이나 잠수함을 접수한 데 이어, 친러시아 자경단원들이 얼마 남지 않은 우크라이나 군기지였던 공군기지도 급습했다.
영국 <비비시>(BBC) 등 외신은 22일 친러 자경단원들이 세바스토폴 인근 벨벡 공군기지를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친러 군인들은 장갑차를 앞세우고 공군기지 벽을 부수고 들이닥쳤으며, 수류탄을 투척했다. 이 과정에서 군인인지 기자인지 확인되지 않은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기지는 현재 러시아군이 완전히 장악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짐을 싸려고 막사나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러시아 흑해함대는 22일 크림반도에 남아있던 유일한 우크라이나 잠수함 자포로제호를 자기 부대 잠수함 사단에 편입시켰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는 침범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우선‘크림반도 합병’만 기정사실화 하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크레믈(크렘린궁)은 이를 증명하려는 듯, 국제감시단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6개월간 감시활동을 벌이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와 인접한 국경지대에는 러시아군이 대규모로 결집했다. 러시아는 군사훈련이라고 주장하지만, 크림반도를 합병하기 전에도 같은 변명을 한 바 있다. 또 친러 성향이 강한 동부 도네츠크에선 주민들이 ‘러시아 편입’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크림반도에는 현재 1만8000여명의 우크라이나군이 남아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들에게 계급 유지와 연봉 인상 등을 조건으로 러시아군에 귀속할 것을 권유했으나, 상당수는 거절했다. 다만 미국 <뉴욕타임스>는 생활기반이 크림반도에 있는 일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국가에 대한 의무냐 가족이냐’의 갈림길에서 가족을 선택해 크림반도에 남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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