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전 ‘불완전 신호’ 송신도 확인
‘기내 시스템 초기화’ 등 가능성
‘기내 시스템 초기화’ 등 가능성
말레이시아 정부는 프랑스 인공위성이 23일 촬영한 122개 이상의 물체가 실종된 MH370기의 잔해일 수도 있다고 26일 밝혔다. 기상악화로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된 실종기 잔해 수색 작업도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 겸 교통장관 대행은 이날 “프랑스 에어버스 인공위성이 지난 23일 촬영한 새로운 이미지를 받았다”며 “수색작업을 직접적으로 도와줄 새로운 단서”라고 밝혔다. 이 이미지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0㎞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됐다. 122개 이상의 물체가 포착됐는데, 그중 가장 큰 것의 길이는 23m 정도다. 인공위성 이미지에 나타난 물체는 밝은색을 띠고 있으며, 단단한 물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히샤무딘 장관은 덧붙였다.
이에 앞서 실종기가 추락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인공위성에 ‘불완전한 신호’를 한번 더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히샤무딘 장관은 25일 “실종기가 인공위성과 마지막 신호를 교환한 뒤 불완전 신호를 한번 더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를 보면, 실종기는 레이더에서 사라진 이후 한시간에 한번씩 자동으로 영국 인마르샛 인공위성에 짤막한 신호를 보냈다. 8일 오전 8시11분 마지막 송신이 완료된 뒤 9시15분에 다음번 신호를 보내도록 돼 있었으나 그 예정된 정식 신호는 발신되지 않았다. 대신 8시19분께 한번 더 불완전한 신호를 보냈고, 인마르샛 인공위성이 이를 포착했다.
현재 인마르샛 분석가들이 이 신호를 분석하고 있는데, 인도양 남쪽에 추락했다는 기존 결론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종기의 추락 직전 상황과 추락 지점을 좀더 자세히 추정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을 보면, 전문가들은 이 불완전 신호가 기장 등 누군가의 인위적 개입 탓에 보내졌을 가능성은 배제했다. 대신 기체와 인공위성의 접속 실패나 기내 시스템의 자체 초기화로 신호가 보내졌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은 지난 24일 인마르샛의 도움을 받아 추락 추정 지역을 인도양 남쪽으로 좁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추락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오차범위가 넓어 여전히 160만㎢나 되는 망망대해를 헤매야 하는 상황이다. 다국적 수색팀은 실종기 잔해 추정 물체의 인공위성 이미지가 포착된 부근에 대한 수색을 26일 재개했다. 호주, 미국, 중국, 뉴질랜드, 일본, 한국 등 6개국 항공기 12대와 호주 군함이 동원됐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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