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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냉전 2.0 시대’ 오나…서방, 러 맞서 에너지·군비 경쟁 채비

등록 2014-03-27 20:19수정 2014-03-27 22:13

미·EU, 가스 수출 늘리기로 합의
러에 대한 의존도 낮추려는 조처
‘미-EU FTA’ 협상 가속도 붙을 듯

오바마 “러시아 위협” 강조하며
나토 국가들에 국방비 증액 촉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도록 미국 가스 수출 확대를 합의했다. 또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들에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현실적으로 묵인하지만, 서방과 러시아의 대치가 에너지·군비 전쟁을 포함하는 ‘냉전 2.0’의 시대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미국의 가스 수출 장벽을 완화하는 무역협정을 체결할 것을 약속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마친 뒤 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 정상회의 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들은 러시아를 경제 제재로 압박해나갈 것을 거듭 확인하고, 러시아의 핵심 수출품인 에너지를 지렛대로 삼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이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할 방법을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유럽은 가스 공급의 3분의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가스를 100% 러시아에 기대는 등 동유럽의 의존도는 압도적이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이날 미국 셰일가스를 유럽 업체들이 수입하는 면허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유럽이 자국내 셰일가스 개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암석에서 추출해내는 셰일가스 개발은 미국을 에너지 수출국으로 돌아서게 할 여지를 줬지만, 개발 과정에서 환경오염 논란이 커서 유럽에선 개발이 금지되거나 진척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디언>은 “크림반도 합병이 에너지 정책과 무역협정 협상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유럽) 양안 관계에 여러모로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진행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연합과 나토 대표들을 두루 만난 뒤 러시아가 전후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새로운 냉전 국면에서 중장기적으로 방위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유럽연합과 나토 대표를 만나는 일정을 마친 뒤 연설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진보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이념의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게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고위 관리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을 서방 가치에 대한 직접적 도전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나토 국가들에서 국방비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데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상황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며 인력, 자산, 훈련 등에 요구되는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걸 우리에게 일깨워준다”면서 “모든 나토 국가들은 집단방위에 투자할 정치적 의지를 보여줘서 부담을 나눠지고 전진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 전체의 연간 국방비 지출은 2008년 2000억유로(295조)에서 올해 1700억유로(251조)로 줄어들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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