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하루 앞둔 아프가니스탄에서 4일 <에이피>(AP) 통신의 사진기자가 아프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에이피> 통신은 아프간 대선을 취재하던 독일 출신 여성 사진기자인 아냐 니드링하우스(48)와 리포터인 캐시 개넌(60)이 아프간 경찰 중 한 명의 총을 맞아, 니드링하우스는 즉사하고 개넌은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경찰은 니드링하우스와 개넌이 파키스탄 접경지역이며 탈레반 근거지 중 하나인 타니 지역으로 아프간 운전기사와 함께 이동하다가 총격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에이피> 통신은 아프간 경찰의 발표를 부인하며, 둘이 아프간 동부 코스트주의 코스트시 외곽에서 아프간 선거관리 요원들이 투표용지를 배급하는 행렬과 함께 이동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 행렬은 중무장한 아프간 군과 경찰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
사건을 목격한 <에이피 텔레비전 뉴스>의 프리랜서는 “나키불라라는 이름의 경찰 부대장이 차로 걸어오더니, ‘알라후 악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총을 쐈다”고 말했다. 이 경찰은 다른 아프간 경찰에 항복했다.
숨진 니드링하우스는 쿠웨이트, 이라크, 팔레스타인 가자와 서안 지구 등 분쟁 지역을 20년 동안 취재한 베테랑이다. 부상을 입은 개넌은 캐나다 출신 <에이피>의 통신원으로 1980년대부터 아프간과 파키스탄 지역을 취재해왔다. 탈레반은 대선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달에도 주요 대선 후보 집에 총격을 하고,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 연쇄테러를 벌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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