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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바티칸, 두 전임 교황 동시에 성인 추대

등록 2014-04-27 21:28수정 2014-04-27 22:19

성베드로 광장 시성식…80만명 참석
요한23세, 종교간 대화 촉구한 개혁파
요한 바오로 2세, 전통 고수한 보수파
가톨릭 사상 처음으로 전임 교황 두 명이 동시에 성인으로 추대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7일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시성식에서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와 요한 23세를 성인으로 추대했다. 프란치스코 직전의 교황이었던 베네딕토 16세도 이날 시성식에 참여했다. 성인의 반열에 오른 두 교황을 기리는 동시에 생존하는 전·현직 교황까지 모인 이날 행사는 ‘네 교황의 날’로 불렸다.

바티칸은 이날 시성식을 지켜보기 위해 성베드로 광장에만 50만명, 주변까지 합치면 80만명이 운집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과 벨기에, 스웨덴 국왕을 비롯해 98개 대표단이 참석했고,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폴란드에서는 전세버스 약 1700대와 전세기 58편에 나눠 탄 대규모 인원이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요한 바오로 2세를 성인으로 추대한다고 밝히자, 폴란드인들은 “이제 성인이다”라고 외치며 환호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두 전임 교황은 용기 있는 이들이었다”며 “이들은 20세기의 비극적 사건들을 겪으며 살았으나 비극들에 압도당하지 않았다. 이들로 인해 신은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는 동서 냉전이 첨예했던 20세기를 살았지만 성향은 달랐다. ‘착한 교황’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요한 23세는 이탈리아 북부 시골마을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제1차 세계대전 때 징집돼 참전했고, 2차대전 때는 교황청 외교관으로서 유대인의 희생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교황 재임기간이 5년(1958~1963)에 불과하지만 개혁으로 큰 발자취를 남겼다. 1962년 가톨릭 개혁을 표방하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열어 다른 종교와의 대화, 개신교를 포함한 기독교 교회의 일치, 제례 개혁 등을 촉구했다. 공의회 결과로 미사에서 라틴어가 아닌 각국의 모국어 사용이 시작되었다. 한국 가톨릭의 조상 제사 수용, 각국의 토착화된 성모상 등장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의 일이다. 그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중재에도 힘썼다.

폴란드 출신으로 456년 만의 비이탈리아인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는 요한 23세에 비해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여성 사제 서품과 낙태에 부정적이었으며, 강한 반공주의 입장을 취했다. 26년 동안(1978~2005)의 재임 기간에 120여개국을 방문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해 ‘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렸다. 연극배우 출신인 그는 외향적 성격과 인상적인 몸짓, 열정적인 연설로도 유명했다. 그가 교황으로 있을 때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행 등이 문제가 됐으나,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았다는 비판적 평가도 있다. <비비시>(BBC)는 “교회 개혁을 표방한 요한 23세와 이에 제동을 건 요한 바오로 2세를 동시에 성인으로 추대함으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은 비판을 줄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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