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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베트남 반중 시위 격화에 애먼 한국·대만 기업 불똥

등록 2014-05-14 20:12수정 2014-05-14 23:08

‘파라셀군도에서 중국 철수’ 주장
평화 시위에서 방화·약탈로 번져
시위대, 한국·대만 공장도 공격
수십 곳 불타고 사장 부상 입기도
한국 영사관 “중국 업체로 오인 추정”
베트남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중국기업 뿐만 아니라 외국 업체들에 대한 방화와 약탈로 번지고 있다. 한국 업체들도 공격 대상이 되면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이 이달초 베트남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중국명 시사군도) 인근 해역에서 석유시추에 나서자, 베트남에선 반중 시위가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브이엔익스프레스>(VNexpress) 등에 따르면 13일 남부 호치민시 인근 빈즈엉의 반중 시위는 처음에는 평화적으로 시작했으나 저녁부터 격화돼 테러와 약탈 그리고 방화로 번지고 있다. <브이엔익스프레스>는 현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약 1만9000명이 반중 시위에 참가하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한국 업체가 공격 대상”이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중국은 동해(남중국해)에서 꺼져라” “베트남이여 영원하라”라는 펼침막을 들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등 외국 업체가 운영하는 공장 15곳 이상이 불타고 공장 1000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빈즈엉에서 전자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1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시위대가 100여명씩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조업 중인 공장들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베트남 노동자들에게 ‘일하지 말고 시위에 동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기업 한곳이 운영하는 기숙사가 공격당해 파괴되고, 안에 있던 사람들은 호텔로 피신했다. 한 가발공장 사장은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시위대 손에는 쇠파이프와 각목 등이 들려있다. 빈즈엉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공장이 수백곳인데 거의 문을 닫았다. 나도 오후에 회사 문을 걸어잠궜는데, 수출납기 차질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베트남주재 한국 대사관은 “시위대가 유리창을 깨고 공장에 난입해 약탈, 방화 등을 일삼고 있으며, 호치민시 주변 빈즈엉 지역에서 시작돼 인근 동나이성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약 50여개 한국 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주 호치민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국기업 사장 1명이 시위대를 피하려 2층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다. 합작회사 한곳의 물류창고는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중국 업체로 오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베트남 당국에 약탈 방지를 촉구하는 등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 업체에 (중국 업체가 아님을 밝히기 위해) 태극기를 내걸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은 베트남-중국 분쟁과 관련이 없는데도, 자국 업체가 집중 공격 대상이 되자 분노하고 있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반중 시위대가 한자를 쓰면 모두 중국 업체로 인식하고 중국과 대만 업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로 베트남에 5억달러를 투자한 석유화학업체 포모사 플라스틱그룹 공장 등이 약탈당했다. 대만 외교부는 14일 공식 논평을 내 “베트남인들은 비이성적인 폭력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반중 시위를 촉발한 파라셀군도 인근 해역의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대형 석유시추 장비를 보호한다며 선박 수십 척과 항공기, 헬리콥터까지 동원했으며, 베트남도 해군 함정과 해안경비대 초계정 등 수십 척을 급파해 대치하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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