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 리그 AS모나코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이 이혼으로 45억달러(우리 돈 환산 약 4조6천억원)를 전 부인에게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이 유지될 경우 이혼에 따른 사상 최대의 재산 분할금으로 기록된다.
스위스 제네바 1심 법원은 최근 AS모나코 구단주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47)에게 재산의 절반인 45억937만달러를 전 부인인 엘레나 리볼로블레바(47)에게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엘레나의 변호인이 19일 밝혔다. 법원은 엘레나에게 둘째 딸 안나(13)의 양육권과 함께 제네바의 대저택 및 막대한 가치의 골동가구와 보석들의 소유권도 부여했다. 이들 사이엔 성장한 딸 에카테리나(25)도 있다.
엘레나의 변호인 마르크 보난트는 이번 판결을 두고 “역사상 가장 비싼 이혼이 성립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볼로블레프 쪽 변호인은 “이번 판결은 1심에 불과하다”며 항소 뜻을 내비쳤다. 리볼로블레프는 30일 안에 항소할 수 있으며, 항소심에서 재산 분할금 액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보난트는 “1심 판결이 유지될 걸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47살 동갑인 이들은 러시아의 페름에서 대학생으로 만나 1987년 결혼했다. 심장병을 전공한 의학도 출신의 리볼로블레프는 옛소련 붕괴 뒤 비료회사인 우랄칼리를 세계 최대 규모 비료 제조사로 키우며 부를 쌓았다. 엘레나는 2008년 리블로블레프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60억달러의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 당시 <포브스>는 리블로블레프를 128억달러의 재산을 지닌 세계 79위 부자라고 평가했다. 현재 재산은 88억달러로 추정되며, <포브스> 세계 부호 순위 147위에 올라있다. 리블로블레프는 모나코의 3억달러짜리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다.
리볼로블레프의 재산은 대부분 2005년 키프로스에 있는 트러스트들에 신탁돼 있는데, 키프로스와 스위스 간 ‘사법 공조 협약’이 체결되지 않아 엘레나가 돈을 받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하지만 보난트는 “이번 판결은 재산을 키프로스 등 외국에 숨겨두려는 시도가 전혀 효과가 없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리볼로블레프에겐 이번 판결이 망치로 맞은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상 최고액의 재산 분할금은 프랑스 출신 억만장자 아트딜러 알렉와일든스타인이 전 부인인 조슬린과 헤어지면서 지급한 25억달러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두번째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두 번째 부인 안나에게 내준 17억달러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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