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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주도 G7 ‘요란한 빈수레’…러 외교적 고립엔 실패

등록 2014-06-05 19:39수정 2014-06-05 21:56

“제재 강화” 공동성명 엄포 놓고
영프독, 푸틴과 따로 정상회담

‘군함 판매’ 실리 노린 올랑드
오바마 만찬 뒤 푸틴과 또 저녁
“안보이슈 많아 ‘푸틴 왕따’ 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불참했지만 압도적 존재감을 보여줬다.”

<에이피>(AP) 통신은 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한 G7 정상회의의 풍경을 이렇게 짚었다. 1997년에 러시아가 정식 회원국이 되면서 G8 체제로 운영된 이 모임이 ‘서방+일본’의 G7으로 되돌아간 것은 17년 만이다.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이 해마다 모여 정치·경제 현안들을 논의하는 이 회의는 올해 푸틴 대통령 주최로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합병한 직후 러시아를 배제하고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기로 한 것이다.

G7 정상들은 4일 저녁 첫 만찬 회의와 외교정책 공동선언문 발표에서도 우크라이나 위기와 러시아에 대한 경고를 최우선으로 앞세웠다.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통합성을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것을 비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사태의 진전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이피> 통신은 이에 대해 “말은 강경했지만 미국의 동맹국인 유럽 국가들 다수는 푸틴 대통령과 다시 손을 잡는 쪽으로 초점을 이동하고 있는 게 드러났다”고 짚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군사 개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을 전략적으로 추진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얘기다.

당장 G7 정상회의 폐막 직후부터 유럽 정상들은 줄줄이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 계획을 잡고 있다.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70돌을 맞아 프랑스 해안도시 도빌에서 기념식이 열리는데, 이를 계기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물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줄줄이 푸틴 대통령과 일대일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에 군함 수출이라는 주요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올랑드 대통령은 G7 정상회의가 끝난 당일 저녁에 프랑스 파리로 자리를 옮겨 오바마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한 뒤 곧바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따로 만찬 회동을 한다.

이와 관련해 <에이피> 통신은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결코 배고플 일이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두 차례나 저녁을 먹는 게 소화 차원에서나 동선 차원에서나 어려운 과제지만 외교적으로는 가장 안전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프랑스가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의 반대에도 러시아에 군함 판매를 계속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일본도 G7 정상회의 직전인 2일 미국이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여행금지 제재 대상에 올린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러시아 하원의장의 일본 입국을 허가하고 사실상 칙사 대접을 하는 등 러시아 제재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이피> 통신은 “G7 구성원들은 시리아, 이란,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세계의 주요 안보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를 완전히 따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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