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트마 간디
인도 방문 헤이그 외무장관 밝혀
“비폭력주의는 오늘에도 의미 커”
처칠·링컨·만델라 등과 한자리에
영국의 식민 통치 사과 방식 풀이
“비폭력주의는 오늘에도 의미 커”
처칠·링컨·만델라 등과 한자리에
영국의 식민 통치 사과 방식 풀이
영국의 식민 지배에 ‘비폭력’으로 맞섰던 ‘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의 조각상이 영국 런던의 의회 광장에 들어선다.
인도를 방문 중인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8일 델리의 간디 기념관을 찾아 이런 계획을 밝혔다. 헤이그 장관은 “간디의 평화 사상과 차별에 대한 저항, 인도를 나아가게 하려는 열망과 비폭력주의는 오늘날에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오스본 장관은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의 아버지인 간디를 ‘의회들의 어머니’(영국 의회) 앞자리에 모실 때가 됐다”고 했다.
런던 의회 광장에는 현재 윈스턴 처칠 등 역대 영국 총리 7명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신인 남아프리카연맹의 얀 스머츠 전 총리,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10명의 조각상이 서 있다.
간디 조각상 건립은 과거사를 기억하는 영국 나름의 방식이자 일종의 사과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간디가 꿈꾼 민주주의는 영국식과는 달리 부락 자치에 기반한 것이었고, 영국이 과거 식민통치에 항거하는 인도 시위대를 학살한 사건의 사과는 거부하면서 간디 조각상을 세우는 건 이율배반’(<워싱턴 포스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번 조각상 건립 발표는 인도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용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헤이그·오스본 장관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을 만나 자국이 생산에 참여한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는 프랑스 업체 다소와 라팔 전투기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
간디 조각상은 내년 초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내년은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변호사로 일하다가 인도로 돌아와 독립운동에 나선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2018년 간디 사망 70주년, 2019년 간디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이 조각상 앞에서 열릴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어머니 조각상 등을 만든 필립 잭슨이 제작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