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부-반군간 충돌 악화땐
러시아·나토 군사적 개입 가능성
우크라-반군 “조사단 안전 보장”
오늘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논의
러시아·나토 군사적 개입 가능성
우크라-반군 “조사단 안전 보장”
오늘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논의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 조사를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국제조사단 방문에 합의했지만, 양쪽이 서로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고 있어 갈등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도 크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7일 여객기 피격이 친러 반군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드러나면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도네츠크에 대한 공격을 거세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는 유혈사태 확대로 이어져 러시아의 개입을 낳을 수 있고, 그러면 미국과 서유럽도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희생자들의 상당수가 유럽인들이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군사개입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의 책임이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철저하고 편견 없는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18일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군사작전을 재개하지 않았으면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의심할 바 없이 사건이 일어난 영토의 정부에 이 비극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도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한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게 되면 반군의 공세가 예상되고, 러시아가 군사개입의 구실로 삼을 수도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은 명분이 떨어진다.
일단 여객기 피격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국제적 합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엔은 영국의 요청으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18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사건에 대해 완전하고 투명한 국제적 조사를 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조사가 절대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 누구도 블랙박스를 포함한 어떤 잔해도 치우거나 사고 지역에서 조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조사단 방문을 위한 일시 휴전을 선포했으며, 반군도 조사단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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