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위험성 등 우려 증가
페멘 등 정치행위 인식도 한몫
페멘 등 정치행위 인식도 한몫
프랑스 해변에서 가슴을 드러낸 채 일광욕을 즐기는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됐다.
프랑스 잡지 <엘르> 여름호는 ‘바닷가 토플리스 차림의 종말이 왔는가’라는 제목의 표지 기사에서 “답은 예스”라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이 28일 전했다.
<엘르>는 ‘토플리스 종말’의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피부암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둘째, 토플리스 우먼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포르노적 인식’이 증가했다. 셋째, 자신들이 내세우는 주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슴 노출을 감행하는 ‘가슴 연계형’ 행동주의가 부상한 것도 여성들에게 부담감을 안겼다. <엘르>는 대표적인 사례로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된 여성운동 단체 ‘피멘’을 들었는데, 이들은 가슴을 드러낸 채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엘르>는 “토플리스 일광욕은 1960년대 리비에라 해변에서 새로운 여성 자유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면서, 최근 토플리스의 퇴조는 “여성 지위의 후퇴를 보여주는 우려스런 표시”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가디언> 칼럼니스트 데보라 오어는 “애초 토플리스의 의미는 ‘여성 해방’보다는 ‘성적 해방’에 더 가까왔다”며 토플리스 감소를 여성 지위의 후퇴와 연결시키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론을 폈다.
토플리스 차림은 1960년대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리비에라 해변에서 처음 시도했다. 이후 프랑스 여성들의 광범한 지지를 받으며 여름 프랑스 해변의 상징처럼 여겨져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갈수록 토플리스 차림이 줄어, 최근 조사에선 35살 미만 프랑스 여성의 2%만이 토플리스 차림으로 일광욕을 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독일과 영국 등에선 여전히 토플리스나 나체 일광욕이 대세다. 최근 조사에선 독일과 오스트리아 여성의 3분의 1이 나체로 일광욕을 즐긴다고 답했고, 영국 여성도 6명에 1명 꼴로 토플리스 일광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토플리스 일광욕에 관한 가디언의 보도. 가디언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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