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여객기 격추사건 이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장악지역서
일부 항공사 테러위협에 회피비행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장악지역서
일부 항공사 테러위협에 회피비행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격추된 사건 이후, 세계 민간 항공사들이 또다른 분쟁지역인 이라크 북서부 상공 항로를 피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이라크 북서부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장악하고 있는데, 이 지역 상공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요 항로다. 에어프랑스와 영국 항공사인 버진아틀랜틱은 이라크 상공 비행을 중단했으며, 이번주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사를 둔 에미리트항공과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사인 콴타스도 당분간 회피 비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콴타스는 “이라크 상공 안전에 대한 결정을 바꿀 만한 새로운 정보는 없지만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비행 제한 결정을 참고해 항로를 바꾸기로 했다”고 발혔다. 앞서 미국 연방항공청(FAA)는 “이라크 상공을 지날 때 비행 고도를 3만피트 이상으로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고도 약 2만피트 상공에서 비행하다가 러시아제 부크 미사일에 맞아 격추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계속 이라크 상공을 통과하는 항공사도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에어웨이 최고경영자 윌리 월시는 “우리는 이라크 상공을 지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의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은 “이라크의 무장세력이 항공기를 격추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밝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이후 분쟁 지역 상공에 대한 안전 정보를 각국 정부와 항공사들에 가장 적합하게 전달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승객권리협회 등 시민단체들은 항공사들이 승객들에게 항로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기원기자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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