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932명…“40년만에 가장 심각”
세계보건기구(WHO)는 8일(현지시각) 서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를 선포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날 서부 아프리카의 에볼라 확산은 “특별한 사태”이며 “세계적 보건 위험”이 됐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란 세계보건기구가 잠재적으로 국제적 범위에 미칠 수 있는 공중보건의 위기 상황일 때 내놓는 결정이다. 2009년 신종플루(H1N1)가 유행할 때와 올해 5월 소아마비 유행 때도 선포했으며, 이번이 세번째다.
세계보건기구는 에볼라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국가인 기니,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은 공항에서 여행자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에볼라 환자와 직접 접촉한 사람은 3주일 동안 다른 나라로 떠나지 못하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전면적인 여행·무역 금지 같은 조처는 권고하지 않았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이 병이 (1976년 첫 발생 확인 뒤) 약 40년 만에 가장 광범위하고 심각한 상태”라며 “에볼라 감염 사태로 타격을 받은 나라들에 대해 국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날까지 에볼라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은 932명으로 집계했다.
과거 에볼라 주요 발생 국가 중 하나였던 우간다에서는 에볼라 감염 의심 환자가 1명 발생해 격리 조처를 취했으나 음성으로 판명됐다. 주요 피해국 중 하나인 라이베리아 정부는 감염자가 많이 나온 북서부 그랜드케이프마운트주와 수도 몬로비아 사이의 길을 막았다. 앞서 7일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9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에라리온 정부도 7일 동부 카일라훈과 케네마 지역에 대해 격리 조처를 취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공공부문 의사들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선언했으나 에볼라 사태로 취소했다.
우리 정부는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 이어 에볼라 출혈열 환자가 발생한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 라고스에도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리기로 했다.
조기원 김양중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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