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맹회 기관지 <민보>의 26호(1910년 2월 발행)에 실린 ‘한국인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는 장면’.
쑨원 이끈 동맹회, 1910년 2월 실어
“일본 제국주의 경종 울리려 한 듯”
“일본 제국주의 경종 울리려 한 듯”
안중근 의사의 의거 직후, 쑨원(손문)이 이끈 중국 혁명조직이 이를 높이 평가해 기관지에 게재한 그림이 발견됐다.
청말 쑨원, 쑹자오런 등 중국 혁명파가 일본 도쿄에서 결성한 중국동맹회가 발행한 기관지 <민보>의 26호(1910년 2월 발행) 첫 페이지에는 ‘한국인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는 장면’이란 제목으로 1909년 10월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하는 순간을 묘사한 그림이 실렸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부설 안중근평화연구원의 신운용 책임연구원은 중국 상하이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민보> 마이크로필름에서 최근 이 그림을 발견했다며, <한겨레>에 공개했다. 신 책임연구원은 “안 의사 의거 직후 이를 묘사한 그림이 발견된 것은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다”며 “특히 쑨원 등 중국 혁명세력이 이를 자신들의 기관지 첫머리에 실은 것은 안 의사의 의거를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인들에게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경종을 울리려 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민보>는 1905년 11월부터 일본 도쿄에서 월간으로 발행되었으며,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발행이 금지된 뒤 비밀리에 출판된 25호와 26호를 끝으로 1910년 2월 폐간됐다. 안 의사의 의거 장면은 마지막호에 실린 셈이다. 안 의사는 1910년 3월26일 중국 뤼순감옥에서 순국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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