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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루게릭병 모금 ‘아이스버킷’ 관심만큼 논란

등록 2014-08-24 20:26수정 2014-08-24 22:06

한달새 636억…작년 같은기간 26배
“자선은 뒷전” 보여주기 우려에
기부자원 편중도 비판의 일각
세월호 외면엔 곱지않은 시선도
‘#NoIceBucketchallenge(노아이스버킷챌린지)’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색경화증에 대한 관심 제고와 기금 모금을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면서, 이를 비판하는 소셜미디어(SNS)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란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 환자들의 고통에 잠시라도 공감하자는 취지로 얼음물을 머리 위에 뒤집어쓴 뒤 루게릭병 관련 단체에 기금을 내자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이다. 하지만 유명인사들의 ‘자선 과시’나 참여자들의 ‘자기만족’ 욕구가 우선하면서 원래의 취지가 밀려났다는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한 배우 김수현씨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페이스북 동영상 갈무리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한 배우 김수현씨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페이스북 동영상 갈무리
2012년 시작된 아이스버킷 캠페인이 전세계 소셜미디어를 휩쓰는 열풍으로 변한 것은 올해 중반부터다. 원래는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기부금 100달러를 내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고, 과제를 마친 사람은 이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다음번 수행자 3명을 지명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 얼음물 뒤집어쓰기와 기부를 동시에 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세라 제시카 파커, 귀네스 팰트로 등 저명인사들이 앞다퉈 참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명을 받았으나 공무원이 특정 민간 캠페인을 지원하는 모양새를 꺼려 기부만 했다. 국내 정치, 경제, 연예계에서도 아이스버킷 바람이 불고 있다. 한류스타 김수현과 가수 지드래곤은 물론 정치인으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동참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열풍을 타고 미국 루게릭병협회가 7월29일부터 지난 23일까지 모금한 기금은 6250만달러(63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240만달러를 모금한 것에 견주면 26배나 급증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결실을 맺고 있기는 하지만 유명인들의 ‘보여주기식’ 이벤트 분위기가 있는데다 기부 자원이 여기에만 편중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최근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대한 무례한 질문들’이라는 칼럼을 통해 “루게릭병은 충분히 관심을 받을 만한 사안이지만, 다른 인도적 대의명분에 견줘 지금의 열풍만큼 관심을 모아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짚었다. ‘노아이스버킷챌린지’ 해시태그를 붙인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에이피>(AP) 통신에 “(아이스버킷 챌린지는)‘나 좀 봐줘요’ 문화의 일부로 보이며, 자선은 뒷전인 것 같다”고 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한 마라톤 선수 이봉주씨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페이스북 동영상 갈무리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한 마라톤 선수 이봉주씨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페이스북 동영상 갈무리
국내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의 단식농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한가하게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 지도부 인사 가운데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2일 처음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다. 김 대표는 다음 주자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을 지목했다. 김 대표는 박 의원을 지명하면서 “찬물을 뒤집어쓰고 정신 차려서 당내 강경파들을 잘 설득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좋은 의미의 운동을 야당을 공격하는 방편으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찬물 뒤집어쓴 김 대표도 세월호 정국에서 정신 차려 주길 바란다”고 되받았다.

정세라 김수헌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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