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의한 두 번째 참수 희생자인 스티븐 소틀로프(31)는 어려서부터 기자를 꿈꾼 근성있는 저널리스트였다고 외신들이 2일 전했다.
중동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아랍어에도 능통했던 그는 2010~2012년 ‘아랍의 봄’ 을 계기로 중동 전문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집트와 리비아, 시리아 등을 넘나들며 <타임>과 <포린 폴리시> <월드 어페어스> 등에 기고했다. 그가 전쟁과 테러 위험이 상존하는 중동 곳곳을 누비며 분쟁 전문기자의 길을 걸은 것은 이슬람 세계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라고 영국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피랍 이전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시리아 난민 캠프의 어린이를 비롯해 분쟁 한복판에 내버려진 민간인의 고통을 담은 사진들을 올린 데서 그의 관심이 잘 드러난다. 그는 자신이 시리아 알레포에서 폭격당한 병원을 취재한 것이 반군을 화나게 한 게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는 지난해 8월4일 알레포 인근에서 납치됐다. 리비아 내전을 함께 취재했던 앤 말로는 “그는 아랍의 봄에 헌신했고 이슬람 문화를 존중했다”고 돌이켰다.
유대계인 소틀로프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조부모는 모두 홀로코스트 생존자였다고 한다. 그가 다닌 고교 자료에는 “어려서부터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 분명했던 적극적인 학생”으로 기록돼 있다. 센트럴플로리다대학(UCF)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던 그는 2004년 대학을 그만둔다. 이후 예멘으로 건너가 아랍어를 배우는 등 중동 취재 기자로서의 미래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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