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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속보] 스코틀랜드 독립 무산…‘상처 입은 영국’의 앞날은?

등록 2014-09-19 14:19수정 2014-09-19 17:01

분리독립 진영 약진…EU 탈퇴 투표도 영향 미칠듯
“유럽은 머리 속 개념, 어떻게 사람들 공감 얻을까”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이 무산됐다.

19일 전체 32개 지역중 31개 지역을 개표한 결과 독립 반대가 55.4%(191만4187표)로 찬성(44.6%·153만9920표)을 앞섰다. 반대표가 유효표를 넘어서 독립 반대 진영의 승리가 확정됐다.

스코틀랜드 주민투표에서 분리독립 반대 진영이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분리독립 진영이 보여준 극적인 약진은 영국(United Kingdom)의 안정, 나아가 유럽연합(EU)의 미래에 불안한 물음표를 남겼다.

스코틀랜드의 한 독립 반대 운동가는 19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번 분리독립 투표 뒤에도,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좋은 방안이라고 여긴다면 정신 나간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통합 찬성론자들은 이번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 상황을 보면서, 2017년께 유럽연합 탈퇴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의 정책을 불길하게 여기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영국 내에서 유럽연합 탈퇴론이 고개를 들자 캐머론 총리는 2017년께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 캠페인 막바지 6주 동안 분리독립 지지 여론이 급속히 세를 모은 것을 보면서, 유럽연합 탈퇴 선거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져 영국이 결국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캐머론 총리가 영국 의회의 정치가들, 주요 신문들, 기업들의 지지를 결집해 내기는 했지만, 307년간 지속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연합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분리독립 진영을 이끈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제1장관 겸 스코틀랜드국민당 당수는 독립 찬성 여론이 20%나 뒤졌던 초기의 상황을 감성과 낙관주의, 멀리 떨어진 런던의 중앙정치 엘리트에 대한 불신을 이용해 극복하고, 스코틀랜드 독립 요구를 결집시켰다.

2017년 유럽연합 탈퇴 여부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이런 상황이 재연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연합 지지자들은 새먼드 당수처럼 강력한 인물이 반 유럽연합 캠페인을 결집시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나이젤 파라지(50) 영국 독립당(UKIP) 당수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올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파라지 당수가 이끄는 극우정당 독립당은 영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는데, 파라지와 독립당은 유럽연합 반대와 이민자 반대 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새먼드 당수는 런던의 강력한 기성정치 세력에 반기를 든 약자 이미지를 내세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약 46%의 독립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는 경제적 타격을 경고하며 독립에 반대하는 재계에 대해 영국 통치자들의 사주를 받아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이들로 묘사했다. 이런 전략은 파라지 당수의 반 유럽연합 정책에도 모범이 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영국 정부가 스코틀랜드인들 사이에서 영국 통합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끌어내지는 못한 것처럼, 유럽연합을 향한 대중들의 광범 위한 지지 물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몽상이라는 지적이다.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경제적으로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위기론을 들고 나왔으나, 많은 스코틀랜드인들은 영국에서 분리독립할 경우 경제적 대재앙을 맞게 될 거라는 경고를 제쳐두고 독립을 지지했다. 유럽연합 찬성론자인 보수당의 한 장관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적어도 스코틀랜드인들에 대해서는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공통된 역사에 대해서라도 호소할 수 있었지만, 유럽연합에 대해서는 상호의 이익이라는 기반 위에서 협력해야 한다. 유럽이라는 말이 오직 머리 속에만 있는 개념인데,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지 두렵다”고 털어놨다.

유럽연합 탈퇴론자들은 최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캠페인 막판에 나타난 독립 진영의 약진에 고무됐다. 친 유럽연합 세력들은 영국 지도자들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운동진영이 보여준 약진에서 교훈을 얻어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을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박민희 기자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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