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미, 유엔총회 맞춰 ‘북 인권회의’ 열어

등록 2014-09-23 23:51

“정치범 수용소는 악의 시스템” 비판
케리 국무 “당장 폐쇄하라”
리수용 외무상이 북한 외무상으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가하면서 북-미, 남북 간 대화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실제로는 대결의 장이 되고 있다.

미국은 23일 아침(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인근에 있는 호텔에서 북한 인권 고위급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각국 장관들의 바쁜 일정 때문에 30분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직접 주재해 미국이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케리 장관은 연설에서 북한 쪽에 “정치범 수용소는 악의 시스템으로 당장 폐쇄하라”고 주장했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시기에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회의에는 윤병세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도 참석해 연설을 했다. 윤 장관은 “유엔총회가 앞으로 인권 위반 문제에 관해 북한의 책임을 묻는 조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인권 대화에 참가할 의향을 표시한 걸 환영한다. 남북이 인도적 이슈뿐 아니라 인권 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해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앞서 북한은 22일 회의 주최국인 미국 쪽에 회의 참석을 공식 요청하면서 맞불 작전에 나섰다. 북한의 자성남 유엔대표부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인권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 당사국인 북한이 참석해 입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 참석 요청을 했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진짜 대화로 해결하겠다면 우리의 참가 제의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북한의 참석 요청을 거절했다. 유엔이 주관하는 행사라면 북한의 참석 요청을 거절할 수 없으나, 이번 행사는 미국이 주최하는 것이어서 초청을 받아야 참석할 수 있다. 미 국무부 공보국 관계자는 <한겨레>의 관련 질의에 “북한은 유엔 인권보고서에 언급된 인권 위반이 북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그 조사 결과를 완전히 거부했다”며 “이번 회의가 유엔 인권보고서의 조사 결과를 환영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북한이 이를 인정하고 권고사항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한 행사 참석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가 북-미 간 충돌의 장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렇게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케네스 배 등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와 관련한 북-미 간 물밑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유엔총회에서 남북한 간의 물밑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현재로선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자성남 대사는 남북 문제를 다른 나라에서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옳지 않다며 “같은 나라 사람이니까 같은 나라에서 만나 얘기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남북 외교장관 만남을 추진하거나 응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것이다. 남한 쪽에서도 두 장관의 만남을 추진하는 분위기는 아직까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