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화성 탐사선의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24일 인도 화성 탐사선인 망갈리안(힌디어로 화성 탐사선이란 뜻)이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과 옛 소련,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네 번째 성공사례다.
이날 오전 망갈리안이 화성 궤도 집입을 위해 24분여 동안 엔진을 가동하자,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주도 방갈로르의 통제센터엔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약 12분 뒤 망갈리안이 화성 궤도로 진입했다는 신호가 전해지자, 통제센터에 모여 있던 인도 과학자들은 벌떡 일어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전했다. 통제센터에서 궤도 진입 성공을 지켜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역사가 오늘 새로 쓰였다. 우리는 미지의 세계에 다다랐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망갈리안은 앞으로 6개월 정도 화성 궤도를 돌면서 메탄 가스 등 화성 대기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망갈리안은 지난해 11월5일 인도 중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같은해 11월30일 지구궤도를 벗어났고, 약 10개월간 2억㎞를 날아서 화성에 진입했다.
화성 탐사선의 궤도 진입 성공은 미국이 1964년 처음 해냈고 1971년 옛 소련도 성공했다. 2003년에는 유럽연합도 성공했으나, 일본은 1998년, 중국은 2011년에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인도 이전에 세계 각국에서 총 41차례 화성 탐사선 발사를 시도했으나, 23번은 화성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첫번째 시도에서 성공한 것은 그동안 유럽연합이 유일했는데, 인도 언론들은 유럽연합은 단일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인도가 단일 국가로는 첫 시도에 성공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인도는 자국 기술을 이용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인 약 7500만달러로 화상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도 자랑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발사한 화상 탐사선 메이븐에 쏟아부은 돈은 인도의 10배에 가까운 6억7100만달러에 달한다. 모디 총리는 “망갈리안 발사 비용이 할리우드 영화 <그래비티> 제작비보다 저렴했다”고 자랑했다. <그래비티> 제작비는 약 1억달러였다.
<비비시>(BBC)는 인도 화성 탐사선이 과학적 목적보다는 강대국 지위 추구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우주 경쟁’ 측면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은 인도보다 앞선 2007년 달 탐사선 발사에 성공했고, 인도가 아직 하지 못한 유인 우주선 발사에도 성공했다. 인도의 12억 인구 상당수가 빈곤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화성 탐사선 발사 예산 7500만달러도 결코 싼 비용이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인도 고위 관료는 <비비시>에 “인도는 가난한 나라라서 우주 탐사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도 않고 할 여유도 없다는 주장은 1960년대부터 있었다”며 “만약 우리가 거대한 꿈을 꿀 수 없다면 우리 중엔 장작 패는 사람과 물 긷는 사람만 남을 것이다. 인도는 오늘날 너무 거대해서 첨단기술의 가장자리에 머물러 살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