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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세계의 창] 오바마의 전쟁, 성공할까 / 존 페퍼

등록 2014-09-28 18:30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두 개의 주요 전쟁에서 미군을 철수시켰고,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며, 무력 사용보다는 외교에 우선순위를 두는 독트린을 발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결국 반복되는 ‘대통령의 유혹’에 굴복했다. 미국은 시리아에 있는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 다시 한번, 미국은 전쟁 상태가 됐다.

이슬람국가는 의심의 여지 없이 끔찍한 정치 및 군사 집단이다. 자신들의 극단적인 신념에 부합하지 않는 무슬림과 이교도로 여기는 모든 이들을 학살하고, 점령지에서 무자비한 질서를 강요하고 있다. 그들은 외국 언론인과 구호 요원을 인질로 잡고 몸값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참수했다.

문제는 미국의 군사적 대응이 이 명백한 위협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오바마 대통령이 왜 이 전략을 선택했는지 등이다. 1년 전,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인들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시리아 정부를 공격하는 데 주저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또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지배에 반대하는 시리아 온건파에 적절한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망설였다. 그러나 몇가지 상황들이 축적되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변화시켰다. 우선 지상전에서 이슬람국가가 군사적으로 승리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슬람국가는 모술을 비롯한 이라크 북부의 광활한 지역을 장악했다. 둘째, 이슬람국가는 의도적으로 2명의 미국 기자를 참수하는 장면을 녹화해 미국 여론을 자극했다. 셋째, 여전히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위기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는 더 이상 지정학적 문제와 관련해 협력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탈과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지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국제법이나 제네바협약에 신경쓰지 않는 상대를 달래는 데 급급하다는 비판을 고조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군사 공격으로 이슬람국가의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진정으로 믿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국내적으로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엄청난 정치적 압력을 받았다.

이슬람국가는 거대한 세력이 아니다. 만약 현재 이슬람국가에서 활동하는 3만명 정도의 무장병력이 미국이 우려하는 전부라면 이 공습은 그들의 수를 현저하게 줄일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는 미국이 공격에 나서면 자신들에게 대규모 신병이 몰려들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이슬람국가는 미국과 그 동맹국이 무슬림 세계에 대한 십자군 전쟁을 시작한 것처럼 묘사했다. 미국의 무인기와 미사일 공격은 현지 주민과 외국인 전사들로 하여금 계시록의 전투를 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 이슬람국가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물론 ‘미 지상군 투입’은 극단주의자들이 이슬람국가와 연합하게 만드는 더 중요한 동기가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명하게도 “중동의 국가들을 점령하는 것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자원이 없다. 그것은 우리 군대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고 분명히 말함으로써 지상군 투입 방안을 배제했다. 하지만 미 지상군 참여를 요구하는 많은 목소리들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습의 군수지원을 위한 자문단과 작전 목표물 설정을 위한 특수부대를 보낼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미국은 고문단 배치를 통해 베트남 전쟁에 휘말려들었다. 초기 공습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개입을 강화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오바마 플랜의 또 다른 부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되는 시리아 반군 훈련이다. 5억달러의 비용을 들여 1년에 5000명의 반군을 훈련시켜 이슬람국가와의 싸움에 나서게 한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들 반군의 주요 목표는 아사드 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이며, 이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극단주의자들과 협력할 수도 있다.

10여년 전, 이라크를 침공하고 점령했을 때 미국은 중동의 복잡한 정치와 종파 투쟁 속에서 헤맸다.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을 제외하면 임무는 실패했다. 오늘날 이라크는 이전보다 더 위험해졌고, 지난 10여년 동안 이라크인들의 생활은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오바마 정부는 여기서 교훈을 배워야만 했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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