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말랄라·사티아르티
17살 말랄라 아동 교육 권리 앞장
사티아르티, 아동 노예노동 구제 활동
17살 말랄라 아동 교육 권리 앞장
사티아르티, 아동 노예노동 구제 활동
“나는 ‘탈레반에게 총을 맞은 소녀’가 아닌 ‘교육을 위해 싸운 소녀’로 기억되고 싶다.”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파키스탄의 17살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최근 국내에 번역된 자서전 <나는 말랄라>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다. 말랄라는 어리지만, 스스로를 적극적인 교육운동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7월에도 나이지리아를 방문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된 나이지리아 여학생 200여명의 무사귀환을 호소하는 등, 어린이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 계곡이 탈레반의 주요 근거지로 바뀌기 전까지 말랄라는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10대 소녀였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노래를 좋아하고 미백 크림을 친한 친구와 나눠 쓰던 소녀였다. 뱀파이어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읽고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아버지가 여자 어린이의 교육에도 열성적인 교육운동가였다는 점이다.
그가 15살이었던 2012년 10월 탈레반에게 머리에 총을 맞았을 때 다니던 학교도 아버지가 운영하는 학교였다. 말랄라는 탈레반이 ‘죽여버리겠다’는 말로 직접적으로 위협을 해도 굴하지 않았다. 눈 옆으로 총알이 뚫고 지나가는 중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졌고, 지금은 영국 버밍엄에서 학교에 다닌다. 하지만 그는 “스와트 계곡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며 여전히 고향을 그리워한다.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공동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인도의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0)는 26살 때인 1980년 노동 관련 잡지사에 일하면서 아동 권리 운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했다. 그는 특히 인도와 저개발 국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어린이 노예 노동 문제에 천착했다. 1980년 비비에이(BBA)라는 시민단체를 조직해 ‘러그’(카펫 등 깔개 종류) 짜기 노동 등에 강제로 동원되는 어린이를 구제하는 운동을 벌였다.
사티아르티는 “인도의 고급 러그들이 (어린이 노예 노동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면, 더 이상 러그들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어린이 노예 노동 없이 생산된 러그에 인증 마크를 붙이는 운동을 벌였다고 미국 <피비에스>(PBS) 방송은 전했다. 이 방송은 사티아르티가 노예 노동에서 해방시킨 어린이가 약 4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들은 뒤 “노예 노동과 강제 노동, 인신매매에 시달리고 있는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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