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선정 2연속 하드파워 1위
러시아 경제 침체…장악력 상실 우려
러시아 경제 침체…장악력 상실 우려
강력한 통치와 대외정책으로 ‘차르’(옛 러시아 황제)라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62)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 최강의 권력자’ 1위로 선정됐다. 기존 패권국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신흥 도전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2, 3위로 밀어내고 차지한 결과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경제가 휘청이면서 ‘차르’의 위용에 금이 가고 있다는 진단도 한쪽에선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5일 “푸틴 대통령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힘센 권력자(Most Powerful People)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푸틴은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동부 지역에서 대리전을 펴는 등 철완을 뻗쳤다”며 “아무도 푸틴 대통령을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누구도 그를 약하다 말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또 “서슬퍼렇고 예측불가능하며 설명하기 어려운 지도자와 함께 러시아는 갈수록 에너지 대국이자 핵무기를 갖춘 ‘불량 국가’처럼 비춰지고 있다”고 비꼬았다. 찬사인지 풍자인지 아리송한 이유로 ‘세계 최강 권력자’에 선정되긴 했지만, 최근 푸틴 대통령은 골치 아픈 도전에 잇따라 직면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로 러시아는 루블 가치 하락과 물가·금리 상승의 3중고를 겪고 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유가 하락으로 손에 쥐는 외화 규모도 급감하고 있다. 아직 국내 지지율은 80%대로 식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경기침체가 더 오래 가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푸틴은 밖으로는 중국과의 협력 강화로, 안으로는 철권 강화 및 우상화를 방불케 하는 선전전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달 7일 푸틴의 62번째 생일날 그를 헤라클레스로 묘사한 그림들이 모스크바에서 전시됐다. 이달엔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이 푸틴의 위업을 기리는 포스터 순회 전시에 나섰다. 그 한켠에선, 푸틴을 비판해온 저명 연극인 알렉세이 데보첸코가 5일 모스크바의 아파트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는 일이 벌어졌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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