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최대 발병국인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가 13일 ‘에볼라 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8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이날 국영 <이엘비시>(ELBC) 라디오에 출연해 “나는 국가비상사태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설리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양한 조처들과 개입에 따른 진전을 목격해왔다”며 “이는 바이러스가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바이러스에 맞서 싸움을 계속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를 바로 세웠다”고 말했다. 설리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90일을 기한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그동안의 성과에 따라 이를 더 연장하지 않기로 했음을 이날 공식 발표한 것이다.
국가비상사태 발령 뒤 라이베리아 당국은 바이러스 감염 지역에서 주민들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해왔다. 앞으로도 야간 통금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리프 대통령은 밝혔다. 그는 “상당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치료시설에 남아 있고, 농촌 지역에선 발병 지역이 생겨나고 있다”며 “상당수는 여전히 에볼라로 숨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라이베리아에선 지난 3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 감염이 시작된 이래 2800명 이상이 숨졌다. 그러다가 10월 중순 이후 차츰 발병자 수가 줄어드는 등 호전 기미를 보여왔다.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과 함께 3대 발병국으로 꼽히는 기니에서도 차츰 에볼라 감염 사례가 줄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시에라리온에서는 아직도 에볼라 감염자 수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분석했다. 시에라리온과 기니도 각각 지난 6월과 8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에볼라 감염자 수는 세계 8개국에서 1만4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세계보건기구는 12일 발표한 ‘에볼라 로드맵’에서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말리, 스페인, 미국,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에서 1만4098명이 감염돼 516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서아프리카 3대 발병국의 감염자만 1만4068명에 이른다. 이미 에볼라 발병 종료가 선언된 나이지리아가 감염 20명, 사망 8명을 기록했고, 세네갈은 감염 1명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말리, 스페인, 미국 등 3개국에서 9명이 감염됐고, 5명이 사망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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