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왓슨 미국 과학자.
DNA 구조 밝힌 미국의 왓슨
과학 연구기금 기부 위해 내놔
크리스티, 27억~38억여원 추정
과학 연구기금 기부 위해 내놔
크리스티, 27억~38억여원 추정
노벨상 수상자가 메달을 경매에 내놓았다. 살아있는 노벨상 수상자가 메달을 경매에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디엔에이(DNA) 이중 나선 구조를 밝혀내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86)이 노벨상 메달을 경매 물품으로 내놓았다고 경매회사인 크리스티가 24일 밝혔다. 경매는 다음달 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다. 크리스티는 이 노벨상 메달 낙찰가를 250만~350만달러(27억8300만~38억9600만원) 정도로 예상했다.
왓슨은 메달과 함께 노벨상 수락연설을 위해 직접 쓴 노트와 노벨상 수상 연설 원고 및 초안도 경매에 내놨다. 노트 예상 낙찰가는 약 40만달러(4억4500만원)이고 연설 원고 및 초안 예상 낙찰가도 약 20만~30만달러다.
왓슨은 경매 수입금 일부를 자선단체와 과학 연구 기금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왓슨은 1953년 프랜시스 크릭, 모리스 윌킨스와 함께 디엔에이 이중 나선 구조를 발표했고, 1962년 이들과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왓슨과 동료들의 디엔에이 구조에 대한 연구는 현대 생물학의 새로운 장을 연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왓슨과 함께 노벨상을 받았으며 2004년 숨진 크릭이 아들에게 썼던 편지는 지난해 편지 가격으로는 경매 사상 최고가인 600만달러(66억7900만원)에 팔렸다. 편지는 크릭이 동료들과 함께 디엔에이 구조를 발표한 지 얼마 뒤 쓴 것으로 디엔에이 구조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노벨상 메달이 수상자가 숨진 뒤 경매에 나온 경우는 있어도 생전에 경매에 나온 적은 없었다. 올해 3월 193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르헨티나 전 외교장관 카를로스 사아베드라 라마스의 메달이 경매에 나왔는데 수상자 사후에 이뤄진 것이다. 사아베드라 라마스가 1959년 숨진 뒤 메달의 행방이 묘연하다가 그로부터 20년 뒤 전당포로 메달이 흘러들어갔다. 이후 여기저기 다시 떠돌다가 경매까지 나온 경우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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