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프랑스 중남부 클레르몽페랑시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한 여성이 “나는 샤를리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테러리스트의 총기 난사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직원 10명과 경찰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이들을 위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리 언론사 테러
유럽 전역 수백~수만명 모여 추모
오바마·반기문·캐머런도 비난
유럽 전역 수백~수만명 모여 추모
오바마·반기문·캐머런도 비난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
프랑스 시사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겨냥한 테러로 12명이 숨진 참사에 유럽 전역에서 애도와 연대의 물결이 이어졌다. 이들은 ‘내가 샤를리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거나 검은 스티커를 몸에 붙이고 거리로 나섰다.
이 주간지 사무실에서 1㎞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프랑스 파리의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7일(현지시각) 저녁 1만5000명이 추모시위에 참가했다고 현지 방송 <프랑스24>가 전했다. 콘서트 제작자인 장뤼크 루슬레(44)는 “두렵지 않다. 무엇도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우리는 여기 단합된 모습으로 모였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말했다. 파리 외곽에 산다는 시에브 부아넨(49)은 ‘나는 무슬림이다. 나는 샤를리다’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나는 테러는 이슬람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려고 여기 왔다”고 했다.
프랑스 다른 주요 도시들에서도 대규모 추모시위가 벌어졌다. 렌에서는 1만5000여명, 툴루즈와 리옹에서도 약 1만명이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영국 런던과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스페인 마드리드, 독일 베를린,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도 수백~수천명씩 모여 촛불을 들거나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인터넷의 소셜미디어에서도 희생자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프로필에 ‘내가 샤를리다’라는 문구를 넣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는 ‘내가 샤를리다’는 해시태그(#특정 단어 형식으로, 특정 단어에 대한 글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기능)를 단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슬람은 종교가 아니다”라며 이슬람을 비난하는 글도 돌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테러리스트는 진정한 무슬림이 아니다”라며 이슬람과 테러를 구분해야 한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잔혹한 범죄를 개탄하면서 “파리 테러 희생자를 위해, 그리고 이런 잔인한 행위를 한 사람들이 마음을 바꿀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끔찍한 총격”이라고 이번 테러를 비난했으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프랑스어로 “모든 미국인은 프랑스 옆에 서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역겨운 공격”,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정당화될 수 없는 냉혹한 범죄”라고 했다.
이슬람권도 이번 테러를 강하게 비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겁쟁이 테러리스트들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터키 정부는 테러를 비난하면서도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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