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알카에다 고위 간부 나세르 빈 안시가 파리 시사 주간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자신들이 계획했다고 발표한 비디오 성명 화면 갈무리.
지도자, 인터넷에 비디오 성명
“쿠아시 형제는 이슬람의 두 영웅”
프 총리 “테러·지하디즘과 전쟁중”
내무장관에 새 치안대책 마련 지시
“쿠아시 형제는 이슬람의 두 영웅”
프 총리 “테러·지하디즘과 전쟁중”
내무장관에 새 치안대책 마련 지시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가 12명이 희생된 프랑스 시사 주간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을 자신들이 계획했다고 밝혔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저지른 사이드 쿠아시와 셰리프 쿠아시 형제는 지난 7일 범행 뒤 사람들에게 “언론에 예멘 알카에다(아라비아 알카에다)가 한 일이라고 전해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아라비아 알카에다 자신들 입으로 범행 계획 사실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 고위 간부 나세르 빈 알리 안시는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축복받은 파리 전투에 대한 메시지’라는 이름의 비디오 성명에서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는 “우리의 최고사령관 아이만 자와히리의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고 14일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전했다. 그는 “알라의 사도를 위한 복수 작전이었다”며 “우리가 목표물을 정하고 계획을 짜고 작전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했다”고 했다. 또한 “(쿠아시 형제는) 이슬람의 두 영웅”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유대교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아메디 쿨리발리의 행동에 대해서는 “우연”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쿠아시 형제 범행 뒤 이미 여러 곳에서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와의 연계 흔적이 보였다. 형인 사이드는 9일 프랑스 경찰에 사살되기 전 프랑스 방송 <베에프엠 테베>(BFM 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예멘 알카에다가 보내서 왔다. 내가 거기 갔던 게 맞다. 안와르 아울라키가 나를 재정적으로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출신의 아울라키는 2011년 9월 예멘에서 미군의 무인기(드론)에 폭살되기 전까지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알카에다의 최고위급 지도자였다. 예멘 정보 당국자는 사이드가 2011년 예멘에 와서 몇 달 동안 군사훈련을 받았고 아울라키를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13일 하원 연설에서 “프랑스는 테러리즘, 지하디즘, 이슬람 극단주의와 전쟁 중”이라며 “이슬람이나 무슬림과 전쟁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발스 총리는 올 연말까지 유죄가 확정된 극단주의자들을 교도소나 구치소에서 다른 수감자들과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자행한 셰리프와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는 수감 중 급진 이슬람주의자인 자멜 베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랑스 총리는 또 정보활동 강화와 반테러 법률 강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며, 내무부 장관에게 새로운 치안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하원은 이날 이라크 내 이슬람국가(IS) 공습작전 4개월 연장안을 찬성 488 대 반대 1로 통과시켰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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