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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오바마-네타냐후 ‘이란 핵협상’ 정면충돌

등록 2015-03-03 21:21수정 2015-03-03 21:2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 백악관과 상의없이 미 의회에서 ‘반대’ 연설
오바마 “이란 핵 동결땐 어떤 제재보다 효과적” 반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핵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2일 오전 백악관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한 행사장에서 이란 핵협상을 비판했다. 그는 미국 내 유대계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 연설에서 “나는 이란의 핵무장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동안 이런 위협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도덕적 의무를 갖고 있다”며 자신의 워싱턴 방문 목적이 이란 핵협상에 대한 반대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란 핵은 미국엔 안보 문제이지만, 이스라엘에는 생존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3일 오전엔 백악관과 상의도 하지 않은 채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대에 올라 이란 핵협상을 거듭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2일 오후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외교적 노력을 강력히 옹호하면서 맞대응을 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의 핵협상이 끔찍한 거래이고 이란에 500억달러 원조를 해주며, 이란은 합의를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이것들 중 어느 것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란이 최소 10년 핵 동결 안에 동의한다면 어떤 군사행동이나 제재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 일정은 갑자기 잡힌 것으로, 3일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이 불러올 파장을 줄이려는 의도로 마련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유화적인 발언을 하면서 최근 높아진 양국간 긴장의 수위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보이긴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양국간 다툼을 “결국엔 풀릴 가족간 다툼”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의 미 의회 연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례를 저지르려는 의도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네타냐후 총리를 이번에 만나지 않는 것이 이스라엘 총선(3월17일)이 임박했기 때문이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며 양국 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로 생긴 양국 정상 간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민주당 소속 의원 50여명은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 보이콧을 공개적으로 권유하지는 않았으나 3일 연설 참석을 어렵게 하기 위해 그날 민주당 하원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다는 이메일을 2일 오후 늦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쪽은 이번 의회 연설에 대해 이란 핵협상 무력화 시도이자 ‘오바마 때리기’의 일환으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백악관과 선을 긋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로버트 메넨데즈 전 상원 외교위원장은 2일 에이팩 행사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을 옹호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를 의사당으로 에스코트할 것”이라고 말해, 1만여명의 에이팩 회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이란 추가 제재 법안을 발의한 인물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오바마 대통령은 독자적으로 일부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할 수 있으나 가장 엄중한 제재 중 일부를 풀기 위해서는 의회의 투표를 필요로 할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도 부분적으로는 이런 의회의 잠재적 능력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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