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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산유국 오일머니가 세계경제 지탱”

등록 2005-10-05 18:37

산유국의 석유 판매이익
산유국의 석유 판매이익
초고유가 지속에도 세계경제 타격 적어
석유로 번 돈 국외 저축·투자로 돌린 덕
금융시장 큰손 노릇…구미 경제 뒷받침
7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같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 않는 이유는?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경제가 1970년대에 비해 덜 석유의존적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고유가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산유국들의 씀씀이가 70년대 석유위기 때와는 크게 달라진 데 그 원인이 있다고 4일 분석했다. 산유국들이 ‘오일머니’를 소비지출에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금융기관에 저축하거나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세계경제의 타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미국에 유입된 오일머니는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장기 금리의 인상을 억제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오일머니가 엄청난 돈을 미국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동아시아국가들의 외환보유고와 함께 미국경제의 활력을 떠받쳐주고 있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비드 로빈슨 조사담당 부국장은 “오일 머니의 영향은 아시안들이 국제 금리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큰 것 같다”며 최근 산유국들이 환시장과 채권시장 등 세계금융시장에서 전례없이 큰손으로 등장했음을 인정했다.

국제통화기금 통계를 보면, 산유국들은 올해 3830억달러의 오일머니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거 최고치를 기록했던 1980년 1970억달러의 거의 두배에 달한다. 세계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의 해외자산은 지난해 말 595억달러에서 5월말 현재 1095억달러로 거의 두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사우디의 대외채권 보유액도 259억달러에서 635억달러로 늘었다. 이런 상황은 다른 산유국도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동 및 중앙아시아 산유국 정부들은 추가 오일머니의 약 36%만을 소비지출에 사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과거 오일머니의 약 90%(1970년대), 60%(1980년대)를 값비싼 사치재 구입과 경제적 성과가 의심스러운 개발계획에 마구잡이로 쏟아부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지난 2년간 유가상승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세계경제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세계경제성장률에 1~1.5%의 마이너스 요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과거 석유위기를 근거로 국제통화기금이 예상했던 수치의 절반 수준이다.

고유가로 인한 세계경제의 충격파가 예상보다 덜한 또 하나의 이유는 고유가의 수혜자들이 오일머니를 신중하게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는 분석했다. 우선 서방 석유메이저들은 막대한 이득을 주주배당과 자사주매입 등으로 재순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산유국들도 사회기반시설 확충 및 각종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방만한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그동안 방만한 정부지출을 비난해 온 국제통화기금은 오히려 중동 산유국 정부에 대해 경제체질 개선과 복지 개혁을 위한 프로젝트에 더 많이 지출할 것을 촉구하는 이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제학자들도 신중한 지출은 산유국과 석유소비국간의 무역수지 균형 회복에 큰 도움을 주면서 세계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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