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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돈·휴대전화·옷 건네며…유엔 평화유지군, 성매매 만연

등록 2015-06-11 16:32수정 2015-06-11 22:29

유엔, 아이티 현지조사 보고서
성매매했다는 여성 231명 설문
대가로 육아용품·약품 등도 받아
금지 규정 있지만 현실은 딴판
유엔(UN) 평화유지군이 돈 또는 휴대전화, 옷 같은 물건을 주고 파견 지역에서 성매수를 하는 일이 만연해 있다는 유엔 내부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 감사실(OSIS)은 평화유지군과 성매매를 한 아이티와 라이베리아 여성 수백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평화유지군의 성매수가 외부에 덜 알려져 있을 뿐 상당히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린 보고서 초안을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이달 안에 공개될 예정인데, <에이피>(AP) 통신과 <로이터> 통신이 미리 입수해 10일 보도했다.

유엔은 2003년 유엔 직원들이 임무 수행지에서의 성매수를 금지한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유엔은 지난해 조사관을 파견해 아이티에서 평화유지군과 성매매를 했다는 이들 231명을 설문조사했다. 농촌 지역 여성들은 주로 가난과 배고픔 때문에 성매매를 했으며, 성매매 대가로 육아용품이나 약품 등을 받았다. 도시 지역 여성들은 휴대전화와 컴퓨터, 향수 그리고 돈을 받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때로 대가를 받지 못한 여성들이 성매매 사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로하겠다고 위협한 일도 있다고 <에이피> 통신은 보도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평화유지군의 성적 학대와 착취도 큰 문제다. 유엔 감사실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평화유지군이 저지른 혐의가 있는 성적 착취와 학대 480건을 조사했는데, 이중 3분의 1은 18살 이하 미성년자가 피해자였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평화유지군에 의한 성적 착취와 학대가 많이 발생한 나라는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콩고민주공화국, 라이베리아, 아이티, 남수단이었다. 하지만, 평화유지군 관계자는 평화유지군 숫자가 최근 10여년 동안 급속하게 늘어났지만 성적 학대와 착취는 줄어들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화유지군들이 임무 수행지에서 성매매를 하는 것은 이번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도 여러차례 문제가 됐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프랑스 군인들이 9살에서 15살 사이 소년들에게 물품을 주고 성적관계를 맺은 일이 최근 폭로돼, 프랑스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선 일이 대표적이다. 유엔은 평화유지군이 임무 수행지에서 성범죄를 일으켜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나라에서 직접 처벌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처벌을 한다고 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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