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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노벨위원회 ‘핵 비확산 외교적 해법’ 지지

등록 2005-10-07 22:47수정 2005-10-08 00:22

IAEA·엘바라데이 총장 평화상 의미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뽑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핵비확산의 외교적 해법’이라는 화두를 선택했다.

노벨위원회는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가 최고의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의 국제정세에서 국제원자력기구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핵확산 위협 대처를 위한 ‘가능한 광범한 국제협력’, 즉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다. 특히 엘바라데이 사무총장과 원자력기구의 비확산 활동이 완결된 것이 아니라 아직도 많은 고비를 넘겨야 하는 미완성 과제라는 점에서 외교적·평화적 해결에 대한 강조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중요한 시기마다 수상자 결정을 통해 ‘정치적 발언’을 해온 노벨위원회의 오랜 행동방식 가운데 하나다.

원자력기구와 엘바라데이 총장은 부시 미 행정부가 ‘악의 축’으로 지칭한 이라크·이란·북한 등 3국의 비확산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강경입장의 부시 미 행정부에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이끄는 원자력기구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앞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사찰기간의 연장을 요구했다. 결국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란 핵 문제에서도 엘바라데이와 원자력기구는 외교적 해결 쪽에 무게를 두고 있고, 북한 핵 문제에서도 평화적 해결 방식을 지지해 왔다.

이 때문에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지난달 26일 정기총회에서 4년 임기의 사무총장에 연임되기까지 미국의 반대를 돌파해야 했다.

그가 처음부터 미국과 대척점에 섰던 것은 아니다. 1997년 한스 블릭스에 이어 사무총장에 선출될 때는 미국 쪽의 지원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핵 군축 관련 전문지식과 뛰어난 협상력으로 2001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문제에 이어 이란 핵문제로 미국과 결정적으로 갈라서게 됐다. 그 이후 그의 움직임은 오히려 차기 사무총장 후보에 단독 입후보할 정도로 원자력기구 회원국과 이사국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무기가 됐다.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은 그의 이런 태도는 “3선 연임을 위해 과도하게 정치적”이라는 일부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1942년 이집트에서 태어난 엘바라데이는 카이로대학을 거쳐 미국 뉴욕대에서 국제법 박사학위를 받고 잠시 교수생활을 하다 64년부터 뉴욕과 제네바 주재 이집트 대표부의 외교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84년 법률고문을 시작으로 91년 대외관계 사무차장보까지 원자력기구에서 경력을 쌓은 뒤 97년 사무총장 선거에서 우리나라 정근모 전 과기처 장관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됐다.

엘바라데이가 아랍계라는 점에 대해 서방 쪽은 이란·이라크 등에 대한 유화적 태도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아랍권의 신뢰를 받는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의 반대에도 3선에 성공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노벨평화상이라는 ‘도덕적 훈장’까지 받아,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비확산체제 강화라는 원자력기구의 당면과제를 추진하는 데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한편,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은 이란과 북한 핵위기를 다루면서 나와 국제원자력기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자극제를 주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훈 기자, 외신종합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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