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양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새 사무총장에 임기택(59)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선출됐다. 한국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유엔 기구에 2명의 지도자를 보유하게 됐다.
국제해사기구는 30일 낮(현지 시각) 본부가 있는 영국 런던에서 이사회를 열어 2016~2019년 국제해사기구를 이끌 9대 사무총장으로 임 사장을 선출했다. 새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선거에는 임 후보 외에 덴마크, 러시아, 사이프러스, 필리핀, 케냐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5차 투표 끝에 임 사장이 덴마크 후보를 누르고 선출됐다. 임기택 새 사무총장은 내년부터 4년 동안 조선과 해운 안전, 해양 환경 보호, 해상 교통, 해양 사고 보상 등과 관련된 국제 규범을 제정·개정하고 국제 기술 협력을 관장한다.
임기택 새 사무총장은 1977년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1985년 해운항만청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국제해사기구 연락관, 영국 주재 국토해양관, 해사안전정책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등을 지냈다. 2012년엔 부산항만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특히 1986년부터 2012년까지 26년 동안 꾸준히 국제해사기구 관련 업무를 맡아오면서 런던 주재 해무관 단체 의장, 국제해사기구 기국협약준수전문위원회 의장, 아시아·태평양 항만국통제위원회 의장 등을 지냈다.
국제해사기구는 유엔 산하의 해운·조선 분야 전문기구다. 1959년 국제해사자문기구로 설립됐으며, 1982년 국제해사기구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까지 60개 국제협약, 1800건의 결의서를 채택했다. 전세계의 171개 나라가 정회원이며, 40개 나라가 이사국이다. 한국은 1962년 가입했고, 2001년부터 이사국으로 활동 중이다. 북한은 1986년 가입했다.
1990년대 이후 국제해사기구가 제정·개정한 규범에 따라 한국 산업이 얻은 이익은 매우 컸다. 예를 들어 1996년 국제해사기구의 유조선에 대한 ‘이중 선체 안전 규제’ 도입은 유조선 건조 비용을 높이고 새 유조선 건조 수요를 일으켜 한국 조선업의 발전에 큰 도움을 됐다. 최근엔 ‘선박 평형수 환경 규제’를 도입해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에 평형수 처리 설비를 의무화함으로써 한국 업체들이 평형수 처리 설비 시장을 선점하는 데 기회를 제공했다. 2016년부터는 회원국들이 안전과 환경 관련 국제 규범을 제대로 지키는지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이밖에 극지 개발과 보존, 기후 변화 대응, 해양 생물 다양성 보전 등에 대한 역할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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