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알파벳’ 설립
구글은 자회사로 개편
래리 페이지, 조직 개편안 발표
구글은 자회사로 개편…
드론·생명 연장 등 다양한 분야
“미쳤다고 하는 일들 시도할 것”
구글은 자회사로 개편
래리 페이지, 조직 개편안 발표
구글은 자회사로 개편…
드론·생명 연장 등 다양한 분야
“미쳤다고 하는 일들 시도할 것”
구글이 ‘알파벳’이라는 이름의 지주회사 체제로 조직을 개편한다. 인터넷 검색 업체에서 벗어나 무인기(드론), 생명 연장 등 다양한 기술 분야로 기업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구글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는 10일 자사 공식 블로그에 낸 성명을 통해, 지주회사 알파벳을 설립하고 구글과 구글의 연구소인 구글 엑스(X), 생명 연장 기업인 칼리코 등을 알파벳 산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페이지는 이 성명에서 “(구글 설립 초기에) 미친 일을 여러 가지 했다. 이런 미친 일들이 지금 수십만 이용자가 있는 구글 지도, 유튜브 등이다”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는 일들을 시도해 볼 것이다”라고 밝혔다. 페이지는 지주 회사 이름을 알파벳으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혁신인 언어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이번 조직 개편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를 참고한 듯 보인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전했다.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 산하에 항공기 부품 제조사부터 속옷 회사에 이르기까지, 별로 서로 연관이 없는 다양한 회사들을 한데 묶고 각 회사들의 경영은 각기 독자적으로 하게 한다.
구글 매출의 89%는 구글 검색과 유튜브에 연동되어 있는 광고에서 발생하지만, 구글은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나 생명 연장, 무인기 배달 사업처럼 당장은 별로 수익이 안되지만 신사업이 될 만한 사업들에 투자해 왔다. 페이지는 검색과 유튜브 같은 기존 주요 사업들을 구글에 그대로 두고, 신사업들은 따로 분리함으로써 신사업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페이지 자신은 알파벳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겨 구글의 일상적 업무에서는 벗어날 뜻을 내비쳤다. 페이지와 함께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도 알파벳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에릭 슈미트 회장도 알파벳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인도 출신 구글 선임부사장이던 순다르 피차이가 기존 구글의 최고경영자가 돼 경영을 담당하게 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피시(PC)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해 엄청난 수익을 거뒀으나 최근 모바일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운명을 피하려고 구글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지는 성명에서 “회사는 익숙한 일들을 하는 데 안주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하지만 혁명적 사고가 성장을 이끄는 기술 산업에서 안주하는 것을 불편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같은 기술 기업들은 최근 기존 주력 사업 외에도 무인기나 인공위성 같은 신사업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수익이 언제 날지 알 수 없는 구글의 신사업 투자 내용에 대해선 내역을 공개하라는 투자가들의 압력이 높았다. 이 때문에 구글은 조직 개편과 함께 올해 마지막 분기 실적 공개 때 처음으로 알파벳 자회사로 들어간 구글의 실적을 공개하고, 구글 외의 사업은 모두 함께 묶어서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