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낮은 석탄 탓 실제론 적게 배출”
중국이 기존 추정보다는 탄소를 훨씬 덜 배출하는 나라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유는 중국에서 사용하는 석탄이 질이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하버드대 박사인 류주 등 20여명의 연구자들은 중국 내 석탄 광산 4000곳에서 나온 석탄 표본 602개를 근거로 조사해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19일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에 논문을 실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며, 중국이 내뿜는 탄소의 70%는 석탄에서 발생한다.
연구진은 2013년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유엔(UN) 전문가 패널이 추정한 것보다 14% 적었다고 밝혔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계산해보면 중국은 당초 국제기구들이 추정한 것보다 30억t 가까이 적게 탄소를 배출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30억t은 한해 지구 전체 탄소 배출량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진은 중국에서는 에너지 발생량이 적은 질 낮은 석탄을 많이 쓰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기존 추정치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류 박사는 “중국에서는 석탄 세척 과정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불충분한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 쓰는 석탄은 재가 많이 나오지만 탄소 배출량은 적다”고 설명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지금까지 각국의 탄소 배출과 관련된 수치는 미국에 있는 ‘이산화탄소 정보분석센터’(CDIAC)와 유럽의 ‘지구 대기 연구용 배출 데이터베이스’(EDGAR)에서 산출한 것을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 패널(IPCC) 등에서 사용해왔다. 연구진은 이 기구들이 중국에서 쓰는 석탄의 질을 실제보다 고평가해 왔다고 보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그간 자료 수집에 더욱 노력을 기울인 점도 실제 탄소 배출량을 더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게 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논문 저자 가운데 한명인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의 관다보 교수는 “이번 연구가 중국이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라는 사실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탄소 배출량 집계를 할 때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정확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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