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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딜리아니 ‘누워있는 나부’ 1972억원 낙찰…역대 2위

등록 2015-11-10 18:17수정 2015-11-11 11:44

모딜리아니 ‘누워있는 나부’
모딜리아니 ‘누워있는 나부’
1917년 파리 풍기문란으로 전시회 철거
2015년 중국 상하이 미술품 수집가 손에
이탈리아의 20세기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의 회화 <누워있는 나부>(Nu couche)가 9일(현지시각) 밤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040만 달러(약 1972억원·수수료 포함 가격)에 낙찰됐다. 전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높은 가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미술품 수집가인 잔니 마티올리의 딸 라우라 마티올리 로시가 내놓은 이 작품은 최저가 1억달러에서 경매를 시작해 9분간의 열띤 입찰 끝에 주인을 찾았다. 모딜리아니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누워있는 나부’는 그가 1917~1918년께 캔버스에 그린 유화로, 붉은 색 소파 위 파란색 쿠션에 누워있는 나체의 여인을 담았다. 당시로선 대담한 작품이었던 탓에 프랑스 파리에 처음 전시됐을 때부터 거센 논란이 일었고, 군중이 이 작품을 보기 위해 창밖에 몰려든 탓에 경찰이 전시 폐쇄를 명령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예술가의 뮤즈’를 테마로 마련한 이번 특별경매에는 한국인 미술품 딜러 신홍규씨가 1억4천만달러(약 1620억원)를 불러 한때 낙찰되는 듯 했으나 중국 상하이의 롱미술관 설립자인 미술품 수집가 류이첸과 왕웨이 부부가 전화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결국 작품의 주인이 됐다. 작품을 낙찰받은 류씨는 택시 운전사 출신의 억만장자로, 최근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걸작들을 사들이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 큰손이다.

이번 ‘누워있는 나부’의 낙찰가는 전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두 번째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모딜리아니는 초상화를 주로 그렸고, 그가 그린 나부상은 모두 35점 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평생을 가난 속에서 지낸 그는 1917년 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파리에서 나부상들을 포함해 개인전을 열었는데, 전시 당일 풍기문란을 이유로 모딜리아니와 화랑 주인이 경찰에 체포됐다. 나부상 다섯점은 압수됐고, 전시회는 그대로 문을 닫았다. 모딜리아니는 3년 뒤 36살로 파리의 자선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사후 95년 뒤인 이날 경매로 모딜리아니는 전세계 미술품 경매에서 작품이 1억달러 이상에 거래된 예술가들의 목록인 ‘1억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모딜리아니의 작품 중에서는 지난해 뉴욕에서 7천만달러(약 810억원)에 팔려나간 1911~1912년작 조각 ‘두상’을 뛰어넘은 최고가다.

‘1억 달러 클럽’의 기존 멤버로는 피카소(3회)와 프랜시스 베이컨, 알베르토 자코메티(3회), 앤디 워홀, 에드바르 뭉크가 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그림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로, 지난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936만5000달러에 낙찰됐다. 이밖에 뭉크의 ‘절규’(1억1992만달러·2013), 피카소의 ‘누드와 녹색잎 그리고 상반신’(1억650만달러),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1억430만달러),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1억410만달러·2004) 등이 있다. 

이날 경매에서는 미국 뉴욕의 팝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회화 ‘간호사’(Nurse)가 9537만달러(약 1103억원)에 낙찰돼 리히텐슈타인 작품 가운데 최고가를 경신했다. 리히텐슈타인은 삼성 비자금 의혹에 휘말렸던 작품 ‘행복한 눈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가로, 기존 최고가 작품은 2013년에 5600만 달러에 팔린 ‘꽃 모자를 쓴 여인들’이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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