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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반지의 제왕’ 감독 “터키 대통령-골룸 비교는 모욕이 아니다”

등록 2015-12-04 14:20수정 2015-12-04 16:09

터키 의사, 에르도안 대통령 ‘골룸’과 비교했다가 모욕죄 기소
피터 잭슨 “풍자 주인공은 골룸 아닌 ‘스미골’” 법정에서 증언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 감독인 피터 잭슨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반지의 제왕 캐릭터인 ‘골룸’을 비교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은 “모욕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내놨다. 잭슨 감독이 이렇게 성명까지 낸 이유는 터키에서 열리고 있는 ‘골룸 재판’ 때문이다.

터키 의사 빌긴 치프티지는 지난해 골룸으로 보이는 캐릭터 옆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진을 병치해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렸다가,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당했다. 에르도안 대통령 쪽이 고소했다. 터키에서 대통령 모욕죄는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죄다. 에르도안 집권 이후 터키에서는 언론 자유가 억압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치프티지는 지난해 10월 이미 일하던 공공 의료기관에서 해고당했다.

터키 남부 아이딘 지방법원 판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골룸과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교하는 게 모욕이 되는지 아리송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재판을 휴정하고 전문가들을 초빙해 감정을 맡겼다. 행동과학자 2명과 심리학자, 그리고 방송 및 영화 관련 전문가를 초빙했다.

사태가 여기까지 번지자 잭슨 감독이 영화 스토리 작가와 함께 성명을 내, 왜 모욕이 될 수 없는지 자세한 설명에 나섰다. “터키 법정에서 다루고 있는 사진들은 단언하건대 골룸으로 알려진 캐릭터가 아니다. 모두 다 ‘스미골’이라는 캐릭터의 이미지들이다”고 했다. 잭슨 감독은 “스미골은 유쾌한 캐릭터다. 스미골은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거나 다른 이들을 조종하려 하지 않는다. 스미골은 악하거나 다른 이를 음해하지 않으며, 이는 골룸의 개인적 특성이다. 스미골과 헷갈리면 안 된다. 사실 스미골은 매우 사랑스럽다”고 적었다.

자신이 보기에는 ‘스미골’인데, 왜 도둑이 제발 저리듯 ‘골룸’으로 보고 모욕감을 느끼냐는 것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스미골은 원래 호빗족이었는데 절대반지에 대한 유혹 때문에 탐욕스러운 골룸으로 변한다. 골룸은 <반지의 제왕> 주인공인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길에 동행해 도움을 제공한다. 골룸은 사실 성격보다는 극단적으로 마른 외모와 날생선을 먹는 이미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영국 <가디언>은 <반지의 제왕> 팬들 사이에서도 스미골이 악당인지 아니면 영웅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소중한’ 골룸과 비교하는 게 오히려 더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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