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인 아크타르 만수르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신화통신>은 4일 아프가니스탄 당국자들을 인용해 만수르가 탈레반 지휘관들 사이의 총격전에 휘말려 숨졌다고 전했다. 앞서 3일 <아에프페>(AFP) 통신은 아프간 부통령 대변인이 “만수르가 총에 맞아 크게 다친 것은 맞지만 살았는지 죽었는지 우리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파키스탄 정보부 관계자도 당시 “만수르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총격전은 2일 파키스탄 중서부 퀘타 부근에서 탈레반 지휘관 회의를 하던 중에 발생했다. 회의 중에 언쟁이 벌어졌고 총격전이 발생했는데, 적어도 4명 이상이 숨졌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만수르 사망설은 탈레반이 심각한 내분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만수르는 지난 7월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였던 무하마드 오마르가 2년 전에 숨진 것으로 확인된 뒤 최고 지도자로 선임됐으나, 일부 지휘관들은 오마르의 아들이 최고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일부 지휘관들은 만수르에게 충성 서약을 하기를 거부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후 오마르의 아들과 화해했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지난달에는 텔레반 지휘관 중 한명인 무하마드 라술이 조직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내분이 일어났음이 분명해졌다. 라술은 강경파로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수르는 최근 카타르 도하의 탈레반 정치사무소 대표가 공석이 된 지 4개월만에 새로 임명해, 아프간 정부와 평화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하 사무소는 탈레반의 협상 창구 구실을 한다.
3일 만수르 쪽 지휘관인 무하마드 사르하디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음성 파일을 통해 “총격전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이 오히려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총격전이 정말로 없었다면 만수르가 직접 나서서 해명해도 되기 때문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