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남부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제5차 세계사회포럼에서 27일 한 참석자가 연설을 마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팔을 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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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회포럼 일부 좌파활동가 야유
노동자 출신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서 2년 전과는 달리 좌파로부터 ‘우편향’했다는 야유를 받았다고 〈에이피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룰라 대통령이 체육관으로 들어와 기조연설을 준비하는 동안 1만명의 좌파 활동가들 가운데 100명 가량이 야유를 보냈으며, 룰라의 노동당을 탈당한 사회주의자 1000여명은 체육관 밖에서 성조기를 몸에 두른 룰라 모양의 허수아비를 불태우며 “배신자 룰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룰라는 이를 의식한 듯 경제를 안정시켜 수백만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남미 국가들의 연대를 강화했으며, 국제적으로 가난 제거를 위한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는 등 지난 2년간 성과를 올렸다며 치적을 강조했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브라질의 실질임금은 그동안 6.1% 떨어졌고, 2006년까지 만들기로 한 청년들의 일자리 25만개 가운데 목표치의 2%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룰라는 지금까지 은행에는 많은 이익을 준 반면 우리는 얻은 게 없다”고 불평했다.
룰라는 2년 전 선거에 승리한 뒤 이 포럼에서 좌파의 영웅으로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나 이들이 원했던 사회·경제적 개혁에 실패한데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가기 위해 새로 산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이곳에 온 것이 활동가들의 불만을 샀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룰라 대통령이 한때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을 경멸적으로 “그자들”이라고 불렀으나 지금은 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게 개발도상국의 우려와 필요를 역설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과 프랑스 〈피가로〉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포럼에서 환영받은 것과는 달리 룰라 대통령은 신통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중적인 인기는 여전하지만 개혁작업 부진으로 과거의 지지자들로부터 큰 불만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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