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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난민들에 ‘따뜻한 앵글’ 맞춘 베를린영화제

등록 2016-02-21 19:26

난민 문제 다룬 ‘파이어 앳 시’
다큐로선 첫 황금곰상 수상
“세계 난민들에 보내는 헌사”
기금 모금·난민 청년에 인턴십도
“이 상을 따뜻하게 난민을 맞이하는 모든 람페두사의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전세계가 직면한 난민 위기의 실상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가 베를린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최고상 수상뿐만 아니라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행복의 추구’라는 표어에 걸맞게 난민을 포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단은 20일 저녁(현지시각) 에리트레아 출신 이탈리아 영화감독 잔프랑코 로시의 <파이어 앳 시>(Fire at Sea)를 제66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다큐멘터리영화가 황금곰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는 12살 소년 사무엘의 시선에서 유럽으로 가기 위해 죽을 고비를 넘기는 난민의 모습과, 이들을 끌어안는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섬 람페두사 주민의 모습을 그린다. 리비아 등 북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려고 지중해를 건너는 이들이 가장 먼저 발을 내디디는 유럽 땅이 람페두사섬이다. 이 뱃길에서 해마다 수천명이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메릴 스트립 베를린영화제 위원장은 이 영화가 “베를린영화제의 지향점에 닿아 있는 영화”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디터 코슬리크 집행위원장 역시 난민의 실태를 조명하며 인류애를 떠올리게 한 이 영화를 “세계 난민에게 보내는 헌사”라고 평가했다. 로시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영화에서 람페두사는 어부의 섬이고, 어부들은 바다에서 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고 말한다. 나는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 하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영화를 통해 난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했다.

정치·사회적 문제를 가감없이 다루는 방식으로 권위를 쌓아온 베를린영화제의 명성에 걸맞게, 이번 영화제 곳곳에서는 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코슬리크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에 앞서 한 인터뷰에서 “1951년 제1회 베를린영화제가 시작됐을 때 독일도 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가지고 있었고, 독일인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며 “독일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난민 문제에 대해 특별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영화제는 독일 내 난민 지원단체 40여곳과 협력해 난민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모금함을 설치하고, 난민과 자원봉사자가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무료 영화표를 나눠주기도 했다.

4개월 전 독일 난민출입사무국에서 처음 만난 시리아 출신 난민 카이르 알라 스와이드와 난민지원센터 활동가인 아나 하르트만도 영화제의 난민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파이어 앳 시>를 관람했다. 영화 속 난민의 모습이 곧 자신의 경험이었다는 스와이드는 “영화는 너무 끔찍하지만,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난민이 바라는 것은 오직 평화롭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영화제는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등에서 온 난민 출신 청년 18명에게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도 제공했다. 시리아에서 다섯 달 전 독일로 온 무함마드 도와는 “관람객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며 일할 때마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의 참여를 통해 난민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영화제 기간 동안 안내 부스에서 일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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