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금생활자 3,500명 조사
통념과는 달리 일찍 퇴직하는 사람들이 늦게 퇴직하는 사람보다 더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이 21일 <영국의학저널(BMJ)>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염병학자인 섄 차이 박사팀이 미국 석유업체 셸의 텍사스주 사업장에서 일하다 퇴직한 연금생활자 3500명을 조사한 결과, 55살에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이 60살이나 65살에 퇴직한 사람들보다 일찍 사망할 위험도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5살에 퇴직한 사람은 평균 72살까지 살았으나 60살에 퇴직한 사람은 평균 수명이 76살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65살에 직장을 그만둔 사람은 평균 80살까지 장수했다.
성별과 사회·경제적 조건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면 가장 일찍 사망한 사람들은 55살에 퇴직한 저소득층 남자였고, 가장 오래 산 사람들은 65살에 퇴직한 고소득층 여성이었다.
연구팀은 55살 조기 퇴직자들이 질병으로 일찍 퇴직하고 일찍 사망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퇴직 후 10년이 지난 65살 이후의 사망 사례로 조사를 한정시켰다.
이번 조사 결과는 많은 선진국 정부들이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 퇴직에 따른 연금 재정난에 대처하려고 정년을 늘리려는 데 대해, 일부에서 노동기간 연장이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