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대비 조처…2021년부터 시행
위치추적장비 장착 내용 등 담아
위치추적장비 장착 내용 등 담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기 안전을 위한 새로운 규정을 승인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실종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항공 안전 개선책들이 너무 늦게 진척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등 외신은 유엔(UN)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가 항공기 안전을 강화하는 권고안을 승인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번 권고안은 2년 전 실종된 말레이 항공기처럼 급작스러운 항공기 실종에 대비하기 위한 조처들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는 권고안에서, 항공 정보를 1분에 한 번씩 전송하는 위치추적장비를 항공기에 장착하도록 했다. 또 조종사들에게는 항공 기록이 항상 복구 가능하도록 관리하게 했다. 조종실의 음성 녹음을 현행 2시간에서 25시간으로 대폭 늘리는 규정도 포함됐다. 국제민간항공기구는 이런 개선안들이 2021년부터 시행될 것이라 밝혔다.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올루무이와 버나드 알리우 위원장은 이번 규정을 발표하며 “6해리(약 11㎞) 이내에서 항공기 위치를 파악하는 등 빠르고 안정적인 항공 기록 분석을 통해 조사·구조 활동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권고안을 비롯한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안전 강화 조처들이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로 블랙박스 내용 복구보다 더 어려운 일은 ‘실종된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찾는 일’이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는 이러한 기술이 실용화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권고안에 포함되어 있는 위치추적장비의 장착도 6년 뒤부터나 적용된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 의장인 크리스 하트는 <에이피>(AP)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단위, 또는 국제적 수준의 안전 조치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2014년 3월8일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싣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향했던 MH370편은 출발한 지 1시간 만에 사라졌고, 실종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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