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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파나마 페이퍼스’ 후폭풍 각국 ‘검은돈 수사’ 뒤숭숭

등록 2016-04-05 20:25수정 2016-04-05 20:52

북 국제제재 회피 목적 역외 금융회사 설립 확인

아이슬란드 정권 붕괴 위기
시민 대규모 집회 “총리 사퇴”
캐머런 부친 연루 답변 회피
중, 시진핑 연루 SNS글 삭제
미·파나마·호주 등 조사 나서
세계 유명인사들의 돈 세탁과 조세회피 행태가 담긴 ‘파나마 페이퍼스’가 폭로된 4일,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의회 앞에서 1만여명의 시민이 부패 추문에 연루된 시그뮌뒤르 귄뢰이그손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레이캬비크/EPA 연합뉴스
세계 유명인사들의 돈 세탁과 조세회피 행태가 담긴 ‘파나마 페이퍼스’가 폭로된 4일,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의회 앞에서 1만여명의 시민이 부패 추문에 연루된 시그뮌뒤르 귄뢰이그손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레이캬비크/EPA 연합뉴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4일 폭로한 ‘파나마 페이퍼스’가 지구촌을 흔들고 있다. 파나마 로펌인 ‘모색 폰세카’의 내부 자료 1150만건 속에 등장하는 각국 지도자들이 사퇴 압박을 받고 있고, 미국·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선 당국이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북한이 국제제재를 피할 목적으로 역외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 아이슬란드, 정권 위기 아이슬란드에서는 이번 사태로 정권 붕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시그뮌뒤르 귄뢰이그손 총리는 200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전에 버진아일랜드에 회사를 차려 재산을 빼돌렸고, 이 회사가 아이슬란드 은행 채권을 보유한 사실을 숨긴 채 채권단과 협상을 벌인 사실이 폭로됐다. <가디언>은 이날 “레이캬비크 의회 앞에 1만여명(전체 인구 33만명)이 모여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총리 사임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에 2만3000명이 서명했고, 야당은 총리 불신임 투표 진행을 요구하고 있다. 귄뢰이그손 총리는 “재산 보유 과정에서 규정이나 법을 어긴 게 없다”고 버티고 있지만, 조기 총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부친 이언 캐머런이 모색 폰세카 고객으로 확인돼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이언은 바하마 소재 투자펀드 ‘블레어모어 홀딩스’의 이사로 재직했는데, <비비시>(BBC)는 “영국에서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그동안 자국 회사의 역외탈세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천명해 왔다. 총리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총리의 개인적 문제”라며 공식 답변을 피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매형 덩자구이가 모색 폰세카를 통해 버진아일랜드 회사 2개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웨이보나 웨이신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와 관련한 글들이 꽤 올라왔으나, 올라오는 즉시 삭제되고 있다.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파나마 페이퍼스에 언급된 이들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할 것인지 등을 묻는 질문을 3차례 받았으나 모두 “그런 뜬구름 잡는 것같은 근거없는 것에 대해 우리는 평론하지 않는다”고만 할 뿐 답변을 피했다.

■ 파나마·미국·호주, 수사·조사 착수 진원지인 파나마에서는 검찰이 수사 착수를 공식 발표했다. 미국도 나섰다. 피터 카 법무부 대변인은 “법무부 차원에서 해당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으며, 미 금융시스템과 연계될 수 있는 모든 고위급 인사와 외국인 부패 의혹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4일 보도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국세청도 파나마 페이퍼스에 언급된 오스트레일리아인 800명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국세청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의 버진아일랜드 페이퍼 컴퍼니 3곳과 관련한 원본자료를 입수해 검토한 뒤 혐의가 포착되면 세무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 북한도 역외 조세회피처 활용 <가디언>은 4일 “영국 출신 은행가 나이절 코위가 북한 정권의 무기 거래와 핵무기 프로그램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역외 금융회사를 설립했다”며 “코위가 모색 폰세카와 함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 대동신용은행(DCB) 파이낸스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영국 에딘버러대를 졸업한 코위는 한국어와 중국어에 능통하며, 홍콩의 에이치에스비시(HSBC)에 근무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1995년 북한으로 이주한 뒤 북한의 첫 외국계 은행인 대동은행의 은행장이 됐다. 코위는 북한이 유엔 제재를 받기 전인 2006년 대동신용은행 중국 다롄지점 김철삼 대표와 함께 버진아일랜드에 ‘디시비 파이낸스’를 설립했다. 북한은 그해 7월 미사일을 발사했고, 같은해 10월 첫번째 핵실험을 했다. 이후 미국은 2013년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 확산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대동신용은행과 디시피 파이낸스, 김철삼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코위는 2006년 디시피 설립 당시 북한 평양 국제문화회관을 주소지로 적었으나, 모색 폰세카는 별다른 조처를 취하진 않았다. 모색 폰세카는 버진아일랜드 금융조사당국이 2010년 8월 디시비 파이낸스에 대한 정보를 문의하자, 그해 9월 관계를 끊었다. <비비시>는 모색 폰세카가 미 재무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란·짐바브웨 등의 개인 및 기관 33곳을 위해 역외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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