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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무히카 메시지는 모두 행복한 세상과 지속가능한 발전”

등록 2016-04-06 18:55수정 2016-04-06 22:00

마우리시오 라부페티
마우리시오 라부페티
[짬] ‘호세 무히카 조용한 혁명’ 저자 우루과이 언론인 라부페티

호세 무히카(81)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린다. 그런데 ‘가장 행복한 대통령’으로도 꼽힌다. 우루과이 내에서 재임기간(2010~2015년)의 정치적 치적을 두고서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에선 존경할 만한 정치지도자로 우뚝 서 있다.

그는 우루과이 국민뿐 아니라 지구촌 사람들에게 행복으로의 길을 밝혀주는 가로등이다. 이런 권위는 정치적 힘이나 주장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절제된 행동과 소박한 삶이 그 길을 밝히는 원천이다. 지난 1월말 국내에 출간된 <호세 무히카 조용한 혁명>은 기자의 시각으로 호세 무히카의 삶을 담담하게 톺아본 책이다.

<호세 무히카 조용한 혁명>
<호세 무히카 조용한 혁명>

‘아에프페’ 통신 지국 경제편집장
기자 시선서 무히카의 삶 살펴

“무히카 ‘소박한 삶 실천’ 큰 울림
자신이 말한 대로 살았다는 게 중요
세상과 인간생활 개선 가능 믿음에
낭만주의자서 현실주의자로 변신”

저자인 우루과이 언론인 마우리시오 라부페티는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호세 무히카는 소박한 삶의 실천에서 행복을 찾았고, 바로 이런 실천에 바탕을 둔 외침이 세계적으로 큰 공명을 울렸다”고 설명했다. “무히카에 대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관심의 끝이 어디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해 책을 썼다”는 그는 “소비주의 시대인 오늘날 무히카의 생활방식에서 참된 가치를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혁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라부페티는 <아에프페>(AFP) 통신 워싱턴 특파원과 브라질지국 부편집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몬테비데오의 라틴아메리카지국 경제담당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조용한’이란 용어를 선택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천천히 진행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책의 핵심 개념으로, 정치지도자가 사회적 정의감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설명하려고 했다. 그는 거창한 정치이념보다 지극히 단순한 사상을 국민에게 제안했는데 이것이 ‘혁명적’이다. 많은 이들이 소망하는 실질적인 변화가 바로 혁명이다.”

-인간 무히카가 세계에 호소하고 있는 ‘혁명’의 내용은 무엇인가?

“그는 생활방식의 변화를 제안하고 있다. 무히카의 핵심 메시지는 인생 자체를 즐기고 남들처럼 살려는 생활태도를 멈추라는 것이다. 소비주의에 반대한다는 견해다. 그는 매우 검소하고 진솔한 사람이다. 그런 삶의 실천이 소박한 삶을 주장하는 그의 메시지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는 상당한 유산을 받았지만, 낡은 집에서 살고 낡은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소비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그의 이런 생활방식에 참된 가치가 있고, 그것이 어떤 사회든 혁명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는 그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데, 우루과이 안에서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하다.

“우루과이 국민들은 다리·도로 등의 건설 같은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또 그가 과거에 게릴라로 활동했다는 사실 때문에 우루과이 국민들 중 일부는 아직도 그에게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대중들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검소한 생활과 삶 자체를 귀중한 것으로 간주하라는 그의 메시지다. 그가 자신이 말한 대로 살았다는 사실이 보통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대체로 대통령이나 각료들은 국민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게릴라에서 대통령까지 극에서 극으로 변신했다.

“그는 매우 실용적인 사람이다. 방법과 방향이 틀리면 과감한 변화를 꾀했다. 지금은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규칙을 따르고 있다. 세상과 인간 생활을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과거에 가졌던 낭만주의에서 벗어나 현실주의자로 변신한 것이다.”

-무히카의 사상적 기반은 어디에 있는가? 청교도적 금욕주의인가?

“아주 간단하다. 그는 빈곤이 지배하던 시대에 성장했다. 오늘날 우리는 불필요한 물건들을 많이 소유하고 있고, 그것들을 사는 데 많은 돈을 낭비하고 있다. 그는 더 적게 소유하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생활방식에 반대하는 것이다. 적게 소유하는 삶의 경험이 그의 사상적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유엔 총회와 리우 정상회의 등에서 소비주의를 비판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서는 소득 재분배 문제를 언급했다. 국제사회에 어떤 파장을 가져왔나?

“그의 메시지는 도덕적인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강조한다. 그러나 부자든 빈자든 보통사람들에게 그의 주장이 진정 영향을 미쳤는지는 의심스럽다. 인간은 소비에 대한 욕구가 있다.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을 최고 가치로 여긴다. 일부 사람들은 단지 어떤 사람들이 돈을 가졌기 때문에 존경한다. 우스꽝스럽고 슬픈 일이다. 적어도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지 않고 있다고 깨우쳐주는 정치적 지도력이 필요하다.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 무히카이다.”

김학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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