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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동 전쟁’ 고삐 죄는 오바마

등록 2016-05-24 22:03

버락 오바마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개입 축소’ 고수한다면서도
탈레반·IS 압박수위 높여

미군 역할 확대론 커지자
임기말 성과 챙기기 행보 분석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최근 중동 전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 21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데 이어, 23일에는 이라크에서 정부군이 이슬람국가(IS)의 핵심 근거지인 팔루자 탈환 공세를 선언했다. 현지 정세가 미군의 역할을 확대하는 쪽으로 변화한데다 오바마 행정부도 임기 만료에 앞서 중동 전쟁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대통령 취임 이후 아프간과 이라크 등 중동 전쟁에서 미군의 역할과 개입을 축소하고, 현지 병력을 내세운 제한전을 통한 분쟁 종식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아프간 내전과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은 최근 들어 미국의 역할 확대를 필요로 하는 정세 변화를 겪고 있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이 더 득세하고 있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치러지는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은 지난해 12월 라마디 탈환 이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간과 이라크·시리아에서 미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현지 미군 지휘부들이 건의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 저널> 등은 전했다.

■ 아프간 내전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베트남 방문 기자회견에서 미군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한 탈레반 지도자 만수르가 평화협상에 반대했기 때문에 그의 제거는 탈레반이 평화협상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기회라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들은 최근 백악관에 ‘탈레반이 이번 여름 전투 시즌 동안 아프간 영토를 더 장악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또 미군 지휘부는 아프간에서 공군력을 사용해 탈레반을 저지해야 한다고 백악관의 허락을 요청해왔다.

오바마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습이 미군의 역할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아프간에서 미군의 역할 축소와 탈레반과의 평화협상 추진을 밝힌 2015년 1월 정책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행정부 고위관리는 이번 만수르 제거 공습에서 알 수 있듯 “오바마 대통령은 군 사령관들의 권고에 열린 자세”라고 전했다.

존 니컬슨 아프간 주둔 신임 미군 사령관은 올해 말까지 미군 주둔병력 1만명 유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현재 탈레반에 대한 공습은 중앙정보국(CIA)이 수행하고 있고, 미국은 올해 말까지 병력을 5500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백악관은 올해 말 대통령선거 중 탈레반이 득세하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공세작전의 공식적 재개를 허가하지 않는 선에서 탈레반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는 방안을 관계부처들과 협의하고 있다.

■ 이슬람국가와의 전쟁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가 23일 직접 선언한 팔루자 탈환 공세로 팔루자의 이슬람국가 지사인 아부 함자를 전사시켰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이라크 정부군의 팔루자 포위 공세도 가열되고 있다. 팔루자는 시리아의 락까, 이라크의 모술과 함께 이슬람국가가 점령한 최대 근거지다. 특히 팔루자는 바그다드와 인접한데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때 미군이 베트남 전쟁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이슬람주의 세력의 온상이다.

이번 팔루자 탈환 공세는 이라크 정부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아파 주민들의 바그다드 의회 청사 점령 등 국내 정정 불안을 잠재우는 한편, 지난해 12월 라마디 탈환 이후 소강상태에 빠진 이라크군 공세에 전기를 주려는 의도다. 크리스토퍼 힐 전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는 “압바디 총리는 공세를 서두르지 말라는 미국 고문관들의 충고를 받아서 매우 신중하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이 공세가 성공할 것이라는 낙관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국가는 지난해 10월 바이지를 빼앗긴 이후 방어선이 급속히 무너지며 그 영역이 축소된 상태다. 이라크에서 12월 라마디에 이어, 히트, 바시르가 함락됐고, 시리아에서는 지난 2월 거의 저항 없이 샤다디가 탈환됐다. 미국은 450명의 특전사 병력을 파견하는 한편 아파치 공격헬기와 B-52폭격기도 공습에 가담시켰다. 하지만 라마디 탈환 공세가 장기화되면서 이라크 정부군의 전력이 바닥나, 최대 목표인 모술 탈환은 아직 아무런 진전을 못 보고 있다.

이번 팔루자 탈환 공세는 그 대안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의 미군사령부 대변인 스티브 워런 대령은 미국 주도 연합군이 팔루자 공세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7일 이후 21차례의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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