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가 지난 2007년 9월 13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장·차관 및 대표, 국내외 주요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와 살아있는 바다와 연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87세 나이로 영면
김대중 정부에 ‘지식기반 경제’로 전환 제안
김대중 정부에 ‘지식기반 경제’로 전환 제안
미래학자인 미국의 앨빈 토플러 박사가 27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29일 보도했다. 향년 87살.
토플러 박사가 부인 하이디 토플러와 함께 설립한 컨설팅 회사인 토플러 어소시에이츠는 이날 성명을 통해 토플러 박사의 타계 사실을 밝히면서 공식적인 영결식 일정 등은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망원인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토플러 어소시에이츠의 최고경영자인 데보라 웨스트팔은 이날 성명에서 토플러에 대해 “미래에 대한 그의 뚜렷한 혜안과 우리 삶과 연결된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그의 열정에 감사드린다”며 “현대 인간의 삶의 영역에서 그의 저서가 다루지 않은 부분을 찾기란 힘들다”며 “(그가 오래전에 내다봤던) 인공지능, 하나로 연결된 지구촌, 눈부신 변화의 속도 등과 같은 특징을 지닌 현대사회를 살아갈 때, 우린 늘 그가 현대인에게 끼친 영향을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플러는 자본주의와 과학의 발달에 따라 미래사회와 인간관계가 어떻게 변모할 지에 대한 연구에 힘을 쏟아 1960년대 중반 <미래의 충격>을 출간하면서 미래학자로의 첫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정부, 단체, 기업들을 상대로 한 컨설팅과 강연 및 미래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그는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역사에서 나타난 3가지 유형의 사회를 ‘물결’에 비유해 설명했는데, 이때 ‘제3의 물결’이란 후기 산업사회를 말하는 것으로, 정보화 사회를 뜻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탈대량화, 다양화, 지식기반 생산과 변화의 가속이 있을 것으로 그는 예측했고, 이런 예측은 거의 맞아 떨어졌다.
그는 지난 2001년 6월 김대중 정부의 의뢰를 받아 ‘21세기 한국비전’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서 그는 한국이 아이엠에프 외환위기를 겪은 이유는 산업화 시대의 경제발전모델이 변화된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더 이상 맞지 않는 경제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라며, 혁신적인 지식기반 경제를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임금을 바탕으로 성장한 한국이 세계경제의 종속국으로 남을지, 경쟁력을 갖춘 세계경제의 선도국이 될 지를 빨리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있다며, 만일 한국이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면 선택을 강요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미 중서부 지방에서 5년간 노동자로 일하며 대량생산 시스템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기도 했고, 이후 <펜실베이니아 데일리> 신문사에 들어가 미 의회와 백악관 출입기자를 거쳐 경제전문지 <포쳔>의 노동관계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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