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집중호우를 맞은 중국 장시성 지우장 지역에서 시민들이 급격하게 불어난 물에 잠긴 차 주변에서 짐을 꺼내고 있다. 지우장/신화 연합뉴스
중국 남부지방에 지난달 30일부터 쏟아진 집중 호우로 186명이 숨지고 45명이 실종됐다고 중국 당국이 3일 밝혔다. 국가홍수방지·가뭄대처총지휘부는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26개성 1192개현이 홍수 피해를 입었으며, 전체 3282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148만명이 긴급대피했다고 발표했다. 또 약 5만6000채의 가옥이 무너지고 농지 2942킬로헥타르가 영향을 받는 등 직접적인 경제 손실이 506억위안(약 8조7118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기상 당국은 3일 창장(양자강) 중하류 지역을 중심으로 후베이, 안후이, 장쑤, 구이저우, 후난 등 남부지역에 폭우경보를 재차 발령했다. 구이저우성 다팡현 산간 지역에선 1일 한 마을을 덮친 산사태로 2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관영 방송들은 안후이성 등에서 주민들이 물이 들어찬 길거리에 배를 띄워 노를 젓고, 가축들을 지붕 위에 대피시킨 장면을 내보냈다.
창장의 홍수 대처 능력은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천구이야 창장수리위원회 부국장은 “1998년 이후 창장은 주류를 중심으로 상당 수준의 홍수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방지 시설이 계속 보강돼왔지만, 수위가 계속 오르면서 중하류의 많은 둑이 무너져 더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베이 지역에선 군이 붕괴 위험의 저수지에 물길을 뚫기 위해 폭발물을 동원하고 있다는 보도도 2일 나왔다.
중국 당국은 대홍수의 배경으로 기상 이변을 지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왕양 부총리는 엘니뇨 현상 탓에 올해 창장과 화이허 유역에서 홍수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앞으로 열흘 동안 두 차례 집중호우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중국 동부연안으로 접근중인 1호 태풍 ‘네파탁’의 영향으로 7~8일 푸젠, 저장, 상하이, 장쑤 등 남부 지역에 강한 폭우가 예상되기도 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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