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패라지·베를루스코니 등
“가학적인 간호사” “매춘부 자식”…
고의든 실수든 막말로 파문 일쑤
“가학적인 간호사” “매춘부 자식”…
고의든 실수든 막말로 파문 일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개자식”이라고 부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욕설은 충격적이지만, 외교전쟁에서 정치인들의 험담은 때론 의도적으로, 때론 실수로 속내를 드러내는 형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종종 일어나곤 했다. 입방아에 오른 국제 무대에서의 정치인들의 욕설을 <비비시>가 정리했다.
현재 영국 외무장관인 보리스 존슨은 2007년 힐러리 클린턴에게 “그녀는 정신병원의 가학적 간호사처럼 머리를 금발로 물들이고 툭 불거진 입술, 강철빛의 푸른 눈길을 가졌다”고 묘사했다. 존슨은 올해 들어 이 발언에 대해 맥락을 벗어났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영국의 극우정당 영국독립당의 대표 나이절 패라지는 2010년 유럽연합 의회 연설에서 헤르만 반롬푀이 의장을 “젖은 걸레”라고 욕했다. 거친 언사와 기행으로 유명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마르틴 슐츠 당시 독일 의원에게 “나치 경호병”이라고 욕해, 큰 외교적 파문을 일으켰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험담에선 뒤지지 않았다. 반미주의자였던 그는 2006년 유엔 총회 연설에서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향해 “그 악마가 어제 여기 왔고, 오늘도 (악마의) 유황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차베스의 후계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16년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 의장을 놓고 “쓰레기 같은 반역자”라고 욕했다. 마두로는 알마그로가 베네수엘라를 미주기구에서 탈퇴시키겠다고 위협하자, 이런 욕설을 퍼부었다. 이런 욕설에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도 가세해, 마두로를 “미친 염소”라고 비난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또 2013년 기자회견 전에 마이크가 켜져 있는 것을 모르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그의 작고한 남편을 놓고 “이 쭈구렁 할망구는 그 사팔뜨기 놈보다도 더 나쁘다”고 욕해 아르헨티나에서 항의시위가 일어났다.
1999년 무스타파 틀라스 당시 시리아 국방장관은 야세르 아라파트 당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6만명 매춘부의 자식”이라는 욕설을 퍼부었다. 틀라스 장관은 예루살렘 영유권 문제를 놓고 아라파트가 유화적 입장을 보이자 이런 욕을 했다. 이 욕설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2004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투투 주교가 자신을 ‘남아공의 독재자와 같다’고 비난하자, 투투 주교를 향해 “악마 같고 심통난 조무래기 주교”라고 욕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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